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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하에 본인 식사비 대납 강요한 경찰…‘감봉 취소 소송’서 패소

중앙일보

2026.05.1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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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자리에서 직원이 결제하는 모습. 일러스트 제미나이

회식 자리에서 직원이 결제하는 모습. 일러스트 제미나이

점심식사 비용을 부하 직원이 대납하게 하고, 여직원에게 회식 참석을 강요해 주류와 택시비 등을 내도록 한 경찰이 본인의 감봉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제7부(부장 강우찬)는 지난달 30일 부산경찰청 예하 경찰서 소속 A경정이 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본인에 대한 감봉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A경정은 지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부산의 한 경찰서에서 수사과장으로 재직하며 6개 팀이 돌아가면서 매월 2~4회 점심식사 비용을 내게 했다. 다수 직원은 감찰조사에서 “식사비용은 해당 팀이 모은 돈으로 지급했고, 과장님이 낸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그는 직원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특정 여성 경찰의 회식 참석을 강요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감찰조사에서 “과장님이 여경 2명을 자주 불렀다”고 진술했다. 또 직원들에게 회식에 증류주 등 특정 술을 준비하라고 시켜 직원들이 돈을 모아 구입해 가져갔다고도 한다. 회식을 마치고 귀가할 땐 직원들에게 “같이 가자”는 식으로 접근해, 결국 직원들이 사비로 택시비까지 대신 냈다고 한다.

A경정은 지난 2023년에는 승진시험을 준비 중인 직원 4명을 사무실로 불러 간부후보생 형사법 기출문제를 풀게 하고 “시험결과에 따라 근무평정을 부여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하기도 했다. 또 장애인이 아님에도 경찰서 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수십 차례 주차해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이 역시 A경정의 징계사유에 포함됐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 연합뉴스

결국 A경정은 지난 2024년 8월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후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2월 A경정의 징계처분을 감봉 2개월로 변경했다.

하지만 A경정 측은 지난해 5월 법원에 “감봉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A경정은 법정에서 “점심식사 당번을 요구하거나 사비를 쓰게 한 적이 없고, 술자리 요구나 특정 주류 구입은 자시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다”며 “택시비 등도 전가한 적이 없고, 여직원에게 합류를 요구하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직원들이 “시험 강요”라고 진술한 부분에 대해 “자발적으로 시험을 제안한 것에 직원들이 응한 것”이라거나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한 것 역시 “디스크 파열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법원은 A경정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직원들의 카카오톡 대화 내역에 직원들이 주류를 구입하고 이를 포함해 정산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며 “식사 당번 등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다수 직원의 진술이 중요한 부분에서 일치하고 구체적이다”고 했다. 이어 “시험을 강요한 것도 A경정의 지위를 이용한 영향력을 행사한 부당한 행위에 해당해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하고,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한 것 역시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있다”며 “A경정의 비위행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창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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