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갑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왼쪽)와 경기 평택을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주요 격전지에서 진영별 후보 단일화가 관심사지만 결국 ‘1차 데드라인’으로 꼽히는 투표 용지 인쇄 전날(17일)까지 단일화를 위한 후보 사퇴는 없었다. 이날 이후엔 단일화가 되더라도 투표 용지에 ‘사퇴’가 표기되지 않아 효과가 반감된다. 정치권 안팎에선 “피말리는 단일화 치킨게임이 시작됐다”(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말이 나온다.
다만 5자 구도가 펼쳐진 울산시장 선거에선 범여권 내부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종훈 진보당 후보는 오는 23∼24일 이틀 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단일 후보를 정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14일에는 황명필 조국혁신당 후보가 김상욱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여권 관계자는 “투표 용지 인쇄 시한은 넘겼지만 사전투표(29~30일) 전까지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야권의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는 난항이다.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와 박맹우 무소속 후보는 이달 초 여론조사 등을 통한 단일화로 접점을 찾는 듯 했지만, 박 후보가 지난 11일 이를 번복하며 일주일째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박 후보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첫날인 14일 울산시 중구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욱(왼쪽부터), 국민의힘 김두겸, 무소속 박맹우 울산시장 후보가 등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시 5파전 양상인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선 범여권 후보 간 가시돋힌 설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6일엔 김용남 민주당 후보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같은 날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며 세 대결을 펼쳤다. 김 후보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김용남 후보 개소식에 대거 참석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 후보의 손을 잡고 뛰어야 한다”고 했다. 조국 혁신당 후보는 개소식에서 “평택에서 이겨 민주당과 (당대당) 통합 논의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범야권의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와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는 애초부터 단일화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뉴스1·한국갤럽이 지난 12~13일 시행한 경기 평택을 여론조사(무선전화 면접 방식)에서 민주당 김용남 후보 29%, 조국혁신당 조 후보 24%, 유 후보 20%, 자유와혁신 황 후보가 8%, 진보당 김재연 후보가 4%였다. 보수 진영의 지지율을 단순 합할 경우 선두권으로 올라서지만, 유 후보 측 관계자는 “보수 단일화가 진보 진영의 단일화를 자극할 수 있다”며 “일단은 5파전 구도로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용남 후보가 16일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북갑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정우 민주당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자, 야권에선 친한계 뿐 아니라 일부 부산 지역 의원과 박형준 부산시장까지 선거 승리를 위한 보수 단일화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는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두 후보는 이날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에서 열린 북구축구협회장기 대회 현장을 나란히 방문해 지지 경쟁도 펼쳤다. 한 후보는 시민들과 만나 “북구를 재건하고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했고, 박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5장 분량의 손 편지에서 “남은 인생 북구에 바치겠다”고 적었다.
유의동 국민의힘 경기 평택을 후보가 14일 경기 평택시 이충동 평택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지도부 차원의 단일화 협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부산시장, 경기지사 선거 등에 후보를 낸 개혁신당은 한 표도 아쉬운 국민의힘에겐 작지 않은 장애물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를 한다고 국민의힘 쪽으로 표가 올지도 의문”이라며 “우리 당 후보로 선거를 이길 생각”이라고 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도 “단일화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사전 투표 실시 전날인 28일을 2차 단일화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야 모두 같은 진영이라도 후보자 간에 간극이 큰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선거가 박빙 구도로 펼쳐지면서 투표 직전까지 단일화를 위한 물밑 싸움은 치열할 것”이라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10일 부산 북구의 한 건물에서 열린 박민식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박 후보 등과 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송봉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