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빵을 먹었다.” 이 문장의 주체 ‘나’는 직접 동작을 한다. ‘먹었다’를 보고 알 수 있다. 동사 ‘먹었다’는 문장의 주체가 스스로 행하는 동작을 나타낸다. 그래서 주동사라고 부른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동작을 하도록 시키기도 한다. 이런 행위를 표현할 때는 ‘먹었다’에 ‘-이-’를 붙인다. “나는 그에게 빵을 먹이었다.” ‘먹이었다’보다는 줄여서 ‘먹였다’를 많이 쓴다.
“나는 그에게 빵을 먹이었(였)다”에서 ‘나’는 먹지 않고 그가 먹도록 한 것이다. ‘먹이었다’는 문장의 주체가 남에게 동작을 하게 함을 나타낸다. 동작을 시키는 것이다. 사동사라고 부른다. 사동 접미사 ‘-이-’가 결합해 사동사가 된 말로는 ‘기울다/기울이다’ ‘녹다/녹이다’ ‘보다/보이다’ ‘속다/속이다’ ‘쥐다/쥐이다’ 같은 것들도 보인다.
그런데 ‘쥐이다’는 다음처럼 잘못 쓸 때가 꽤 있다. “내가 그의 손에 현금을 쥐어 줬다.” “그는 돈을 쥐어 주고 가버렸다.” 모두 사동사 ‘쥐이다’를 써서 ‘쥐이어(여)’라고 적어야 했는데, 주동사 ‘쥐다’를 활용한 ‘쥐어’라고 했다. ‘먹이다’ ‘보이다’ 등은 잘못 쓰는 예가 없는 걸 보면 발음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쥐어’로 적고 [쥐여]로 읽는 것이다. ‘쥐어’는 [쥐어]로도, [쥐여]로도 소리 나는데, 둘 다 표준 발음이다.
‘내가 빵을 쥐어 그에게 줬다’는 의미로 “빵을 쥐어 줬다”라는 문장을 썼다면 빵을 쥔 주체가 ‘나’가 되니 말은 된다. 그런데 실제 이런 문장은 나오기 어렵다. “빵을 쥐어 줬다”고 하면 ‘내가 그에게 빵을 쥐여 줬다’는 뜻으로 읽힌다. 대부분 빵을 쥐게 시킨 것으로 받아들인다. “빵을 쥐어 줬다”는 오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