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비즈니스센터로 귀국하며 취재진 앞에서 총파업이 예고된 노사 현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삼성전자 ‘성과급 파업 위기’와 관련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어제(17일) 긴급 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18일 교섭은 파업을 막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노사 모두 이번 협상의 무게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삼성전자 노사는 21일로 예정된 파업 돌입을 이틀 앞둔 오늘 중앙노동위원회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해외 출장 일정까지 조정하며 적극적인 사태 해결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노조 요구에 따라 사측 대표교섭위원을 교체했고, 반도체(DS) 부문에는 연봉의 600% 수준 성과급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 해결의 관건은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과도한 요구를 접는 것이다. 노조는 기존 연봉의 50% 상한선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AI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천문학적 투자 재원이 필요한 현실을 고려하면 미래 투자 여력을 훼손할 수 있는 요구다. 사측 역시 성찰이 필요하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처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같은 안정적 성과 보상 제도를 진작 도입했어야 했다. 파업 위기라는 급한 불을 끈 뒤 정교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교섭마저 결렬돼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사 모두 자율 교섭 대신 정부의 강제 중재를 받게 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번 사태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면서도 긴급조정권이 기본권 제한 소지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파업 역시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지만, 권리가 남용돼 국민 경제 전체를 위태롭게 한다면 정당성을 잃게 된다는 기본권의 한계를 노동계도 부인해선 안 된다. 정부 담화 내용처럼 삼성전자 파업은 개별 기업 손실을 넘어 수출 감소와 금융시장 불안, 협력업체 경영 악화, 고용 충격, 국내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상황이라면 긴급조정 역시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노사 모두 국가 경제를 생각하는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