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때리자 모스크바에 드론 556대 보냈다…러·우크라 ‘도심 난타전’
중앙일보
2026.05.17 09:47
2026.05.17 13:32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이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힘키 지역에서 주택이 화염에 휩싸여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대규모 공습하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한 보복 드론 공격에 나서며 양국 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밤새 러시아 전역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556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드론은 방공망을 뚫고 도심에 떨어졌고, 이 과정에서 민간인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특히 모스크바 피해가 컸다. 러시아 당국은 모스크바 상공에서만 드론 81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드론이 도심을 강타하면서 3명이 사망했다. 주러시아 인도대사관은 사망자 가운데 인도 국적자 1명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고층 아파트와 기반 시설도 파손됐고, 석유·가스 정제시설 인근 공사 현장 작업자들도 다수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러시아 공격 사실을 공개하며 “드론이 500㎞ 이상 비행해 모스크바 주변 방공망을 뚫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도 모스크바 내 정유시설 1곳과 송유시설 2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공격을 두고 “1년여 만에 최대 규모의 모스크바 공습”이라고 평가했다. AFP통신 역시 “모스크바가 드론 공격을 받은 적은 있었지만 이번은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러시아의 키이우 공습으로 27명이 숨진 지난 15일 이후 보복을 예고해왔다.
양국의 충돌은 미국이 중재하던 종전 협상이 중동 정세 악화로 사실상 멈추면서 다시 격화하는 분위기다.
이달 초 러시아 전승절 휴전 문제를 두고 양측이 서로 다른 입장을 내세우며 긴장이 높아졌고, 휴전 종료 이후에는 고강도 공습과 보복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중국 방문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이 가까워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종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