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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옛 전남도청, K-민주주의 성지 만들겠다”…46년전 모습 복원

중앙일보

2026.05.17 23:43 2026.05.18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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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광주 옛 전남도청 시민군 상황실 재현공간에서 5·18 당시 마지막 새벽 방송을 했던 박영순 씨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광주 옛 전남도청 시민군 상황실 재현공간에서 5·18 당시 마지막 새벽 방송을 했던 박영순 씨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남도청을 K-민주주의의 성지로 만들겠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오전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옛 전남도청의 K-민주주의 성지화, 5·18 민주유공자 직권등록제도 마련 등 세 가지를 약속했다.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를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는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정청래·장동혁·조국 대표 등 여야 지도부, 5·18 유공자와 유족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5·18 당시 모습에 가깝게 복원을 마친 옛 전남도청의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국기 게양식 등이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개관식에서 개관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개관식에서 개관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시민에게 공개된 옛 전남도청을 역사교육의 장소로 활용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80년 5월 당시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 일원에서 5·18기념식이 열린 것은 2020년 40주년 이후 6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5·18 당시) 전남도청은 불법적 국가폭력에 맞선 최후의 시민 항쟁지였다”며 “오늘 정식 개관하는 이곳 전남도청을 세계 시민들이 함께 배우고 기억하는 K-민주주의의 성지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날 일반 관람 일정을 시작한 옛 전남도청에는 도청 본관과 옛 도경찰국 본관, 민원실, 회의실, 상무관 등이 복원을 마쳤다. 방문객은 공간별 전시를 따라가며 5·18 당시의 흐름과 시민 대응 등을 체험할 수 있다.

5·18민주화운동 제46주기인 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기념광장에서 열린 5·18 제46주년 정부기념식에서 특별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뉴스1

5·18민주화운동 제46주기인 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기념광장에서 열린 5·18 제46주년 정부기념식에서 특별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뉴스1

이 대통령은 ‘5·18 민주유공자 직권등록제’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국립 5·18 민주묘지에는 계엄군 총탄에 쓰러진 고(故) 양창근 열사가 잠들어 계셨다. 그 5월의 소년은 등록 신청을 대신할 직계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아직도 5·18 민주유공자로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굴의 투지로 민주주의와 조국을 지켜낸 분들이 단 한 명도 외롭게 남겨지지 않도록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창근 열사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속 주인공 ‘동호’의 실존 인물인 고(故) 문재학 열사의 국민(초등)학교 동창이자 소설 속 ‘정대’의 실존 인물이다. 80년 당시 고교 1학년이던 양 열사는 5월 21일 효천역 부근 남선연탄 앞에서 계엄군의 총을 맞고 숨졌다. 양 열사는 41년간 이름 없이 묻혀있다가 2021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 과정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5·18 기념식에 참석한 김혜숙(69·여)씨는 “이 대통령이 세 가지 약속을 통해 5월 영령과 광주시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준 것만 같았다”며 “국회의원들이 5·18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동준(25)씨는 “이 대통령이 양창근 열사를 언급하며 ‘정부가 국가 폭력 희생자의 가족이 되겠다’고 표현한 대목에서 대통령의 진정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을 찾아 고 양창근씨의 묘에 헌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을 찾아 고 양창근씨의 묘에 헌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양창근 열사와 고(故) 박인배·김명숙 열사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조문록에는 ‘함께 사는 세상, 5·18 정신으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 반드시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기념식 후에는 45년 전 모습으로 복원을 마친 옛 전남도청 개관식에 참석해 5·18 당시 마지막 방송을 했던 박영순(67·여)씨 등과 인사를 나눴다. 박씨는 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압 작전 당시 도청 방송실에서 시민군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렸던 인물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개관식에 참석해 마지막 새벽방송 당사자인 박영순씨와 손을 잡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개관식에 참석해 마지막 새벽방송 당사자인 박영순씨와 손을 잡고 있다. 뉴스1

당시 대학생이던 박씨는 “계엄군이 도청으로 오고 있습니다”라며 시민들의 참여와 연대를 호소하는 방송을 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도청 방송실을 지키다 계엄군에게 붙잡혔으며, 내란 부화수행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나 2015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박씨는 이날 이 대통령을 만나자 “얼마나 이날을 기다렸는지 모른다”면서 당시에 겪은 고초를 털어놓았다. 이 대통령은 이야기를 들으며 박씨의 어깨를 토닥여줬고, “제가 12월 3일에 이 방송을 따라 똑같이 했다”며 격려했다.


이 대통령이 방송을 따라 했다고 언급한 것은 그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2024년 12월 3일을 말한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로 향하며 개인 유튜브 방송을 통해 “국민 여러분은 국회로 와 달라”고 호소했던 일을 언급하며 박씨를 위로했다.




최경호.황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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