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현장. 각각 2032년·2033년 준공 예정이다.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지난 1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동해안에 맞닿은 신한울 원자력 발전소 3·4호기 건설 현장엔 하늘 높이 대형 크레인 10여 개가 솟아 있었다. 건설 자재를 실은 덤프트럭, 레미콘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는 공사 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축구 경기장 197개 넓이의 광활한 부지 한쪽에선 3호기의 원자로 격납건물 철판(CLP)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다른 한쪽에선 4호기의 원자로 건물이 들어설 자리에 지반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은 한국 원전 정책의 우여곡절을 상징하는 곳이다. 사업 추진을 본격화한 건 2002년(예정구역 지정고시)이지만, 2017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건설은 무기한 중단됐다. 2022년 친원전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건설이 재개됐고, 지난해 5월 3호기의 콘크리트 타설이 시작됐다. 원자로 건물의 기초 지반 상부에 콘크리트를 붓는 작업이다. 오는 27일에는 4호기도 콘크리트 타설에 착수한다.
지난달 말 기준 신한울 3·4호기의 종합 공정률은 29.8%다. 멈춰 섰던 원전 부지 공사가 재개되면서 점차 대형 전원 설비로서의 위용을 갖춰가고 있었다. 황희진 신한울 3·4호기 공사관리부장은 “현재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노형과 동일한 신형가압경수로(APR1400) 원전 2기를 짓고 있다”며 “3호기는 2032년 10월, 4호기는 그 1년 뒤쯤 준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울 3·4호기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때 예상되는 발전량은 연간 2만358GWh(기가와트시)다. 2024년 국내 총 발전량의 3.4%에 해당하는 규모다. 484만 가구(4인 기준)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전력양이자, 서울의 연간 전력 소요량의 40%에 해당한다.
이재명 정부는 전체 전력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석탄 발전을 2040년까지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공격적인 목표만큼 석탄 발전의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중요하다.
일단 정부의 대응 전략은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다.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원전이 기저 전원 역할을 담당하면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도 대폭 확대하는 전략이다. 다만 재생에너지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시간대에 따라 출력 변동이 큰 게 단점으로 꼽힌다. 결국 양수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보완 장치를 어떻게 구축해 나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