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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두 국가”…첫 통일백서, 헌법과 충돌

중앙일보

2026.05.18 08:03 2026.05.1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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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처음 발간한 통일백서에서 남북을 ‘사실상 두 국가’ 관계로 표현했다. 지속 가능한 평화적 공존에 방점을 둔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자칫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대남 단절 조치를 이어가는 북한의 노림수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일부는 18일 『2026 통일백서: 2025 한반도 평화공존의 기록들』을 발간했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긴장 완화 조치와 평화 정책 등을 담았는데, 1990년 첫 백서 발간 이래 부제가 달린 건 처음이다. 정부는 대북 정책 성과와 구체적 방향성을 설명하기 위해 92년 이후 매해 백서를 발간하고 있다.

백서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1장)에서 “(이재명 정부는) 북한의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대북 정책 3원칙을 명시했다. 특히 새로운 대북 정책의 방향으로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제시하면서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관계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통일을 지향한다는 점을 명시하긴 했지만, 정부의 대북 기조를 망라하는 백서에 남북관계를 ‘사실상의 두 국가’로 규정한 건 불필요한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헌법과 배치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4조에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돼 있다.



두 국가론 위헌 논란 일자…통일부 “헌법 배치 주장은 사실 왜곡”

이와 관련, 통일부는 “정부의 공식 통일 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남북 간 평화 공존을 제도화하는 중간 과정으로서 남북이 서로 다른 체제로 공존하는 ‘남북연합’ 단계를 설정하고 있다”며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관계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는 것이 헌법과 배치된다는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북한이 남한을 제1 적대국으로 규정하며 핵 선제공격 위협까지 서슴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굳이 북한이 적대 관계를 부각하기 위해 쓰는 ‘두 국가’라는 표현을 쓰는 건 오해의 소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백서는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해 발간한 백서와는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북한인권과 인도적 문제’라는 별도의 장(章)으로 부각했던 북한 인권 문제를 ‘남북인권협력 추진이라는 절(節)로 축소했다.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서도 “지속적 합의 위반과 2023년 11월 북한의 사실상 파기 선언으로 유명무실화”됐다는 지난해 평가가 올해 “9·19 군사합의의 복원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아갈 것”이란 다짐으로 180도 달라졌다.

이런 정책의 전환은 백서에 사용된 주요 용어의 빈도수에서도 나타났다. ‘평화’ 또는 ‘평화공존’이라는 단어는 지난해 108회에서 올해 627회로 급증했고, ‘회담’ 또는 ‘대화’도 50회에서 144회로 대폭 증가했다.

반면에 윤석열 정부에서 강조한 ‘북한인권’은 288회에서 47회로, ‘자유’는 118회에서 16회로 각각 급감했다. 또 ‘통일’ 또는 ‘평화통일’이란 용어의 경우에도 1305회에서 899회로 줄었다.





정영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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