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사설] 대통령과 법원까지 말리는 삼성전자 파업

중앙일보

2026.05.18 08:24 2026.05.18 18:0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공영'이라고 쓴 서예작품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공영'이라고 쓴 서예작품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성과급 파업’ 시한을 앞두고 어제 정부 중재로 열린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노사는 자율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오늘 재개되는 사후조정에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제시하기로 한 조정안의 수용 여부가 파업이냐, 막판 타결이냐의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파업으로 인한 직간접 손실이 최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한국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파국을 피할 마지막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파업을 막기 위해 대통령까지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협상 개시 직전 SNS에 올린 글에서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며 ‘과유불급 물극필반’이라고 했다.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하며 노조의 과도한 요구와 과격한 행동이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법원도 사측의 손을 들어주며 파업 동력이 다소 약해졌다. 수원지방법원 민사31부는 어제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낸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노조는 쟁의행위 중에도 삼성전자의 방재와 배기·배수 시설을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고, 작업 시설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막기 위한 작업도 정상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점거 금지 명령도 내렸다.

이처럼 대통령과 법원이 파업을 말리고 나섰지만 노조의 인식은 여론과 동떨어져 있다. 노조 조합원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초기업노조 부위원장)거나 “(파업 강행으로 주가가 떨어져) 코스피 5000 달성하게 해드리겠다”는 등 비상식적인 발언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비상식적 인식에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볼모로 잡혀 있는 셈이다.

파업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에 속하는 건 맞다. 하지만 이를 남용해 국가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간다면 정부의 조정과 개입은 피할 수 없다. 노사는 법원의 결정과 대통령의 발언을 무겁게 받아들여 합리적인 방식으로 협상에 임해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