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북한산국립공원내 산악마라톤 행사 개최 및 참여가 금지되면서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직원들이 현장 단속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러닝 열풍이 산길을 뛰는 ‘트레일 러닝’으로 옮겨가면서 국립공원 내 산악 마라톤 대회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18일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공단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는 최근 ‘불수사도북(불암산~북한산) 트레일 러닝 대회’ 주최사인 한국산악마라톤연맹에 과태료 60만 원을 부과했다. 지난 3일 북한산국립공원에서 산악 마라톤 대회를 열었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북한산국립공원 전 구역에서 산악 마라톤을 포함한 유사 행사의 개최와 참여를 금지했다. 위반 시 과태료는 최대 200만 원이다.
국립공원공단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가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산악마라톤 금지 공고문.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 금지 공고를 냈는데도 산악 마라톤 대회를 강행했다”며 “현장 단속을 통해 국립공원 구역 안에서 대회가 열린 증거를 확보했고 강북구청에 과태료 처분 요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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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커칠로 마라톤 코스 표시…북한산 “5년 금지”
2023년 산악 마라톤 행사 당시 북한산국립공원에 라카칠 표식을 한 모습. 사진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산악 마라톤 대회를 전면 금지한 건 전국 24개 국립공원 중에서 북한산이 최초다.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는 산악 마라톤 참여자들로 인한 탐방객들의 민원과 자연 훼손 행위가 잇따르자 5년간 대회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2023년에는 마라톤 코스를 안내하기 위해 북한산 바위 등에 래커칠을 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또 다른 도심형 국립공원인 부산의 금정산국립공원에서도 지난 9일 1500명 규모의 산악 마라톤 행사를 앞두고 환경 훼손 우려가 제기됐다. 주최 측은 결국 금정산 주요 봉우리인 고당봉과 금정산성 등을 지나지 않는 방향으로 코스를 급히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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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러닝 인기에 등산객 민원↑…“공존 대안 필요” 주장도
전북 장수군에서 열린 장수 트레일레이스에서 참가자들이 계곡을 건너는 모습. 사진 장수군
트레일 러닝은 도심의 포장도로가 아닌 산이나 숲 등 자연 속 다양한 지형을 달리는 스포츠다. 트레일 러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전국의 주요 국립공원을 도는 트레일 러닝(산악 마라톤) 대회도 많아졌다.
좁은 산길을 뛰는 러너들이 늘어나면서 기존 등산객들과 충돌도 커졌다. 산행 중에 뛰어가는 대회 참가자들을 비켜줘야 해서 불편하다거나 이들로부터 “비켜!” 같은 고압적인 말을 들었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국립공원공단도 올해 2월 전국의 국립공원에 “공원 구역 내 산악 마라톤 대회 개최를 제한하라”는 내용의 업무 지침을 내렸다.
차수민 국립공원공단 환경관리부장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국립공원을 바라보면서 달리는 건 권장하지만, 공원 내부를 통과하는 대회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안전사고 위험이나 자연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앞으로는 저지대 둘레길이나 공원 진입도로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면 산악 마라톤 대회를 전면 금지하는 건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도 있다. 한 트레일 러닝 동호인은 “안전이나 환경 훼손이 우려된다면 현장 관리를 강화하는 게 더 타당하다”며 “걷거나 달리는 사람 모두 산을 사랑하는 만큼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