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헌법재판소
대통령 경호처를 속여 비화폰(보안용 휴대전화)을 받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 전 장관 측은 불복해 즉시 항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는 19일 12·3 비상계엄 관련 위계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장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김 전 장관 측이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은 각하했다.
앞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달 7일 결심공판에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은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12·3 계엄 준비과정에서 경호처를 속이고 암호자재인 비화폰을 분출 받아 노상원 전 사령관에게 지급 및 사용케 했다”며 “단순한 개인적 범행이 아닌 국가 보안을 뒤흔들고 국가안보를 흔든 안보 범죄”라고 지적했다.
1심은 김 전 장관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관 직위를 이용해 위계 공무집행방해 범행을 저질렀고, 증거인멸 교사 범행으로 비상계엄 선포를 둘러싼 실체적 진실 발견이 어렵게 됐다”고 질책했다. 다만 “범행 당시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요소로 고려했다”고 선고이유를 밝혔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선고 직후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장관 측은 "조은석 특검의 제1호 기소 사건으로 기존 내란 등 사건의 공소사실 일부만을 황급히 조합해 김 전 장관의 구속기간 만료를 막고자 수사도 없이 급조해 기소했다"며 "공소 제기와 동시에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특검의 불법 인신구속을 연장한 재판부에 과연 공정한 재판을 할 의지가 있었는지 진지하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위법한 공소 제기를 그대로 수긍한 1심 판단에 불복해 곧바로 항소를 제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부정선거 의혹을 규명하겠단 명목하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할 목적으로 비상계엄 선포 하루 전인 지난 2024년 12월 2일 대통령경호처로부터 비화폰을 받아 노 전 사령관에게 교부하는 방식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특검팀에 의해 추가 기소됐다.
수행비서 역할을 한 민간인 양 모 씨에게 비상계엄 사태 이후인 같은 달 5일 계엄 관련 서류 등을 모두 없애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조 특검 임명 엿새만인 지난해 6월 19일 김 전 장관을 재판에 넘겼다. 내란특검팀 출범 후 이뤄진 첫 기소였다.
한편 김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계엄을 사전 모의하는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이 시작됐지만,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 피고인들이 최근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면서 현재 재판은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