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완 신세계그룹 부사장이 1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를 찾아 5·18 단체 면담을 시도했다가 거부당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당일 ‘탱크 데이’ 마케팅을 한 신세계그룹이 사죄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으나 5·18 단체로부터 면담을 거절당했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19일 “스타벅스코리아 측의 사과 방문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수완 신세계그룹 부사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광주 5·18기념문화센터를 찾아 ‘탱크 데이’ 행사에 대해 사과할 예정이었으나 5월 단체가 거부하면서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다.
김 부사장은 취재진에게 “오월 영령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부적절한 마케팅인 만큼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논란이 된 행사는 어떠한 고의성이나 의도를 가지고 하지 않았다. 향후 모든 경위가 파악되면 다시 한번 찾아뵙고 사과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수완 이마트그룹 총괄부사장이 1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를 찾아 5·18 단체 면담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사과를 받기 위해 면담을 허락한 것이 아닌, 경위를 들어보기 위함이었으나 신세계그룹에서 충분히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등의 이유로 오늘 오전 면담을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양재혁 5·18유족회장은 “신세계그룹의 극우단체 후원 등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이번 마케팅은 실수가 아닌 고의로 보인다”며 “정용진 회장이 직접 와서 사과하는 것도 아니고, 국민이 불매운동을 하니 방문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19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당일 진행한 '탱크 데이' 이벤트에 대해 사과하고 행사를 중단했다. 연합뉴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5일부터 오는 26일까지 텀블러 이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난 18일 ‘탱크 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공분을 샀다. 해당 표현이 5·18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대국민 사과를 통해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스타벅스코리아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이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정 회장의 사과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망치로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텀블러와 머그잔을 깨부수거나 휴지통에 버리는 등의 사진과 영상이 게시되고 있다.
또한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앱)의 충전금을 환불하거나 앱을 삭제했다는 인증 글까지 이어지고 있다. ‘탈 스타벅스’를 뜻하는 ‘탈벅’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탈 스타벅스(탈벅)' 관련 SNS 게시물. 스레드 캡처
광주 지역사회도 스타벅스코리아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경실련은 이날 “탱크 데이 마케팅은 광주시민과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 모두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밝혔다.
전날 5·18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역사적인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광주 희생자들과 시민들의 피 어린 투쟁을 모독하는 ‘5·18 탱크 데이’ 이벤트라니”라며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