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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쿨존 30㎞ 속도 제한, 합리적 개선책 찾아야

중앙일보

2026.05.19 08:24 2026.05.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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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4시간 내내 시속 30㎞로 설정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의 속도 제한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19일 서울 시내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연합뉴스

경찰이 24시간 내내 시속 30㎞로 설정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의 속도 제한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19일 서울 시내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연합뉴스

최근 경찰청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의 차량 속도 제한 기준을 개선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경찰청 차원의 방안을 마련한다. 현재 대부분의 스쿨존은 24시간 내내 시속 30㎞ 제한이 적용되고 있다. 어린이 통행이 거의 없는 심야나 공휴일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분명 과도한 측면이 있다.

지난달 15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규제합리화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인 이병태 KAIST 명예교수는 “일요일 새벽 2시에 학교 앞을 30㎞로 가라고 해놓고 초과하면 벌금을 많이 때린다. 국가가 벌금을 뜯어내려는 것 같다. 학생이 있을 때만 그렇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달 국무조정실에 설치된 국가 정상화 태스크포스(TF)도 경찰청에 개선 방안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스쿨존 제도는 2011년 어린이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도입됐다. 2020년엔 ‘민식이법’이 시행되면서 단속과 처벌도 강화됐다. 하지만 어린이 통행이 없는 시간까지 규제하면서 차량 흐름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았고, 과태료나 범칙금도 일반도로보다 많아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아울러 실제 통학로보다는 학교 정문을 기준으로 300m 이내라는 획일적 기준으로 지정된다는 비판도 받았다. 2023년부터 시도 경찰청장이 스쿨존 제한 속도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지만, 실제 적용되는 곳은 1만6000여 곳 중 78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제는 획일적 규제보다 현실에 맞는 합리적 제도 설계를 고민해야 한다. 차로 수와 실제 통학로, 학원가 여부, 야간 보행량 등을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다만 속도 제한이 완화되면 “스쿨존은 천천히 가야 하는 구간”이라는 경각심 자체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스쿨존마다 기준이 들쑥날쑥하면 운전자가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한 보완책도 필요하다.

효율적인 단속 체계를 마련하고 시간대별 가변형 속도 제한 표지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어린이 안전이라는 원칙은 단단히 지키되, 현실과 맞지 않는 획일적 규제는 합리적으로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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