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scribe the structure of the cell membrane and explain how substances move across it(세포막의 구조와 물질 이동 방식에 관해 설명해 보세요). "
지난달 20일 오후 1시 서울 강남 대치동 SM프리메드센터. 복도에 정장을 차려입은 50여 명이 긴장된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상담실 문이 열리고 이름이 불리자 한 명씩 면접실 안으로 들어갔다. 면접관석에 앉은 외국인이 영어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언뜻 보면 외국계 기업의 채용 면접장 같지만, 이들이 치르는 건 다름 아닌 헝가리 의대 입학시험이다. 대한민국 대표 학군지인 대치동 한복판에서 유럽 의대 입시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이날 면접관으로 나선 인물은 페렌츠 페탁 헝가리 세게드 의대 학장. 의학물리와 정보학을 가르치는 그는 3년 연속 한국을 찾았다. 온라인 시험도 가능하지만, 학생들을 직접 보고 평가하기 위해서다. 비단 이곳만이 아니다. 세멜바이스·페치 등 헝가리 전체 의대 4곳 중 3곳은 서울에서 입학시험을 볼 수 있다. 데브레첸 의대는 아예 거창국제학교를 의학 기초과정 한국캠퍼스로 지정했다. 졸업생은 입학시험 대신 진급시험을 본다.
이 같은 편의성 덕분에 헝가리 의대로 향하는 학생 수는 매년 늘고 있다. 김재성 SM프리메드센터 원장은 “코로나 이후 매년 100여 명씩 헝가리 의대에 입학하고 있다. 지난해 150명이 진학한 데 이어 올해는 20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오는 학생 수도 세 자릿수로 늘어났다. 올해 의사 국가시험(국시) 합격자 818명 중 159명(19.4%)이 해외 의대 출신인데, 이 중 헝가리 의대 졸업자가 103명(64.7%)을 차지한다. 해외 의대 졸업자 10명 중 6명은 헝가리에서 온 셈이다.
오혜린 디자이너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가 특별기획 ‘메디컬 유학 대해부’를 진행하며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의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이유다. 이들은 왜 여러 국가 중 헝가리를 택했을까? 한국에 돌아와서 의사로 일하는 데 문제는 없을까? 양육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한 달간 학교·유학원 관계자 및 재학생·졸업생을 심층 인터뷰했다. 현지 및 유학원에서 통용되는 용어는 그대로 사용했다.
Intro. 서울 한복판에서 보는 입학시험
Part 1. 왜 헝가리? 영어·과학만 본다
Part 2. 유급률 높다? 2학년이 고비다
Part 3. 한국 리턴? 스테이? 선택지 많다
🔍️왜 헝가리? 영어·과학만 본다
" 수학 한 문제로 인생이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에요. "
MSK에듀 김성환 대표가 뽑은 헝가리 의대의 장점이다. 한국 의대 입시는 한두 문제 차이로 당락이 갈린다. 재수를 선택해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상대평가 구조상 내가 잘해도 다른 학생이 더 잘하면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헝가리 의대는 대학별 자체 시험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절대평가 방식이라 일정 기준만 넘으면 합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내가 몇 문제 맞히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덜 소모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 역시 연세대 공대를 그만두고 헝가리 의대로 유학을 다녀왔다. 그는 “의대 수업에 불필요한 수학 대신 기초과학(생물·화학)을 중심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문과생도 도전 가능하고, 9월 입학으로 결과도 재수보다 빠르게 나온다.
수능이나 내신 성적도 필요없다. 대학별 입학시험만 통과하면 된다. 필기는 총 100문항으로 일반 영어 40문항, 의학 영어·생물·화학이 각 20문항씩이다. 김다나 J&D 엘리트 프리메드 대표는 입학설명회에서 “난이도는 고등학교 Ⅰ·Ⅱ와 대학 1학년 수준 사이”라며 “합격선은 보통 80~85점 이상”이라고 밝혔다. 구술시험은 1대1로 진행되는데, 주관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불합격 시 다른 교수와 재시험을 볼 수 있다. 보통 1월 장학금 전형을 시작으로 4~5월 본시험, 6~7월 재시험으로 이어지는데, 페치는 기회를 한 번 더 준다. 김 대표는 “같은 유형의 시험을 최대 9번까지 볼 수 있기 때문에 합격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