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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톱 치다 잡힌 ‘한총련 그놈’…호프집 20곳 돌며 성폭행했다 [下]

중앙일보

2026.05.19 12:00 2026.05.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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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베테랑-끝까지 잡는다
“전국 베테랑 형사들이 직접 꺼낸 단 하나의 ‘크라임 신’”

중앙일보와 경찰청이 경찰 내부 공모를 통해 베테랑 형사들의 알려지지 않은 ‘인생 사건’을 엄선했습니다. 영화나 소설처럼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형사들의 증언을 통해 재구성한 순도 100% 진짜 사건. 작은 티끌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베테랑들의 집념과 생생한 추적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이 기사는 임병순 형사의 구술을 재구성해 작성했습니다.
광주 문흥동 호프집 강도살인 사건 1화 요약
2003년 8월 22일 오전 7시쯤 광주 광역시 문흥동의 한 호프집에서 여주인이 흉기에 찔려 죽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반 전체가 출동했고 전담 수사팀을 꾸려 약 50일간 추적에 나섰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다. 제대로 된 조각 지문도 없었고, 현장 인근의 폐쇄회로(CC)TV도 없었던 탓이다.

결국 다른 수사팀에 배치된 임병순 경사는 남몰래 수사를 이어간다. 그러던 중 정보원으로부터 비슷한 유형의 사건을 제보받게 되고 피해자로부터 수사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 임 경사는 과학수사팀의 가까운 동료와 함께 범인의 꼬리를 결국 밟게 된다. 그의 이름은 박덕진.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한총련’ 간부였다.

하지만 이름과 주소까지 파악했음에도 성과는 없었다. 그의 어머니도 행방을 몰랐고, 학생운동 동료들도 연락이 끊긴 지 오래였다. 후배와 소주잔을 기울이며 고심하던 임 경사는 결국 마지막 수단을 쓰려고 하는데….

#4. 세이클럽 고스톱 게임과 짱구 PC방

2003년 10월 초, 사건 발생 약 50일 후.

“성곤아, 잠자코 기다려봐라잉.”

‘호프집 강도살인 사건’ 용의자 박덕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수사가 또다시 벽에 가로막힌 이 순간, 임 경사가 꺼내 든 최후의 카드. 그것은 시간 날 때마다 군 헌병대에 가서 열심히 배워온 ‘탈영병 추적 기법’이었다. 당시 군에선 ‘ 컨펌투 사이트’를 활용해 탈영병의 인터넷 접속 기록을 파악하고 추적에 활용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경찰에서는 컨펌투를 아는 사람조차 드물었다. 특채로 뽑힌 전자공학과 출신의 일부 형사들만 암암리에 쓰곤 했다. 협박 메일 등을 보낸 범인을 쫓기 위해서였다.

2000년대 초반은 인터넷과 이메일 사용이 급증하던 시기다. 이에 이메일 마케팅 및 리스트 관리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여럿 등장했다. 민간기업에서 운영하던 ‘컨펌투 사이트’도 이 중 하나였다. 사이트에 특정인의 인적 사항을 입력하면, 포털 사이트 전체를 일괄 검색해 그 사람의 이메일을 확인해줬다. 이어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제시하면 특정인의 IP, 즉 접속 위치까지 알려주는 방식이었다.

다만 공식적인 루트가 아니어서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했다. 군에서 이러한 사이트와 추적 방법을 몰래 배워온 임 경사는 얼마 안 되는 경찰 월급을 다 털어넣어 사이버 머니를 충전했다. 사재를 털어서라도 하루빨리 박덕진을 붙잡아 가두고 싶었다.

[email protected]

세이클럽에서 운영하던 고스톱 게임. 중앙포토

세이클럽에서 운영하던 고스톱 게임. 중앙포토


추적 결과, 놈의 ‘세이클럽’ 이메일 하나를 찾아냈다. 박덕진은 이메일로 세이클럽 사이트 하위 사이트인 세이게임에 접속해 고스톱 게임을 즐겨 했다. 명의가 도용된 것만 아니라면, 그가 이 이메일을 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결정적 단서는 하나 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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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톱 치다 잡힌 ‘한총련 그놈’…호프집 20곳 돌며 성폭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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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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