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보냈다더니 국내 수선집에”…1년 기만한 ‘디올백 사건’ 결국
중앙일보
2026.05.19 17:18
2026.05.19 17:44
‘거짓 수리’ 의혹으로 논란이 된 명품 브랜드인 한정판 디올백. 연합뉴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디올이 한정판 가방을 수리해달라고 요청한 고객을 기만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디올은 해당 고객에게 프랑스 본사 수리를 안내해놓고 실제로는 국내 수선업체에 위탁 수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법무법인 평정은 이 사건 고객 A씨의 의뢰를 받아 재물손괴 및 사기 등 혐의로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코리아 대표, 서울 강남의 백화점 디올 매장 관계자, 국내 모 수선업체 관계자 등을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고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디올 매장 관계자는 2024년 12월 A씨로부터 한정판 명품 가방에 대한 수리를 요청받은 뒤 프랑스 파리 본사에 보내겠다고 알렸지만 이와 달리 국내 수선업체에 위탁하는 등 고객을 속인 혐의를 받는다.
또 수선업체 관계자는 수리 과정에서 가방 외부 장식물인 비즈(Beads)를 고객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옮겨 붙이는 등 임의 수리로 제품을 훼손한 혐의다.
앞서 A씨는 2016년 국내에 단 한 점만 들어왔다는 이 가방을 700만원 상당에 구매해 8년여간 사용하다가 비즈 2~3개가 떨어지자 디올 매장을 찾아 수리를 맡겼다.
A씨는 몇 달이면 될 줄 알았던 수리가 1년 넘도록 끝나지 않자 올해 2월 24일 디올 매장에 자초지종을 물었고, 매장 측은 바로 이튿날 수리가 다 끝났다며 가방을 돌려줬다.
A씨는 이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3월 23일 우연히 국내 수선업체의 소셜미디어에 본인의 가방이 수리되는 과정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온 것을 보고 디올에 항의했다. 그 결과 파리에서 수리해 왔다던 가방이 사실은 사설업체에서 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측은 경찰 수사를 통해 수리 기간이었던 지난 1년 2개월간 가방이 어디서 어떻게 보관됐는지 등을 파악하고, 또 다른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추가 고소를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평정은 A씨의 의뢰를 받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디올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디올의 애프터서비스(A/S) 약관에 따르면 고객이 A/S를 요청할 시 전문가 검수 후 결함 여부를 확인하고, 이 결함이 보증 범위에 포함되는지, 수리는 가능한지, 수리에 필요한 예산과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고지해야 한다.
이후 고객의 동의를 받아 수리해야 하는데 디올 매장 관계자는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판단해 가방을 프랑스 파리 본사에서 수리해주겠다고 안내했다는 게 평정의 설명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가 인정될 경우 디올에는 과징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평정 관계자는 “경찰 고소, 공정위 신고 외에 디올의 프랑스 파리 본사에 내용증명을 보내 이번 사건의 심각성에 대해 알리는 등 후속 조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