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혼인 건수가 3년 연속 증가한 가운데, 결혼에 대한 직장인 관심이 늘었지만 속마음엔 두려움 등 부정적 감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돈 문제에 대한 부담감도 여전했다. 인구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이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을 들여다본 결과다.
한미연은 부부의 날(5월 21일)을 앞두고 2018~2025년 결혼 관련 블라인드 게시글 2만2095건의 주제·감정 등을 분석한 내용을 20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23년 3073건이던 결혼 관련 게시글 수는 지난해 9201건으로 3배 뛰었다. 2022년 19만1700건까지 떨어졌던 국내 혼인 건수가 지난해 24만300건으로 반등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다만 결혼에 대한 인식은 무거운 쪽에 가까웠다. 부정적 감정을 담은 글의 비중이 2023년 46.3%에서 지난해 53.6%로 꾸준히 높아졌다. 결혼 주제로 가장 많이 나온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슬픔’ 감정의 비율은 3년 새 9.5%에서 16.1%로 뚜렷하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결혼을 행복하게 다룬 글은 10건 중 1건에 못 미쳐 대조를 이뤘다.
유혜정 한미연 인구연구센터장은 “‘결혼 하고 싶다’는 인식이 높아지는데 ‘그래도 결혼을 막상 생각하면 두렵고 슬프다’는 부정 감정도 늘어난다는 것은, 결혼을 원하는 마음이 있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도별 혼인 건수 및 '블라인드' 결혼 관련 게시글 부정 감정 비중 추이. 자료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실제로 결혼 이야기를 주제별로 나눠보면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게시글의 절반 이상은 직장·연봉·대출·주거 등의 돈 문제를 다뤘다(지난해 기준 50.6%). 결혼을 결심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그 조건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하다는 걸 보여준다.
또한 최근 3년간은 배우자나 이성과의 관계·심리 등을 다루는 이들이 늘어나는 특징이 뚜렷했다. 소개팅·매칭 앱 활용(9.7%), 이성 관계·연애 현황(9.4%) 등의 주제 비중이 높아졌다. 경제적 조건뿐 아니라 마음에 맞는 상대를 만나고 관계를 이어가는 게 결혼을 앞둔 직장인들의 새로운 고민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혜정 센터장은 “청년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여전한 데다 관계를 맺는 것 자체의 어려움마저 더해지고 있다. 주거·자금 지원 같은 구조적 접근과 함께 만남의 기회를 넓히고 관계 형성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등의 세밀한 정책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