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 안기부 간첩 조작 피해자, 사망 후 재심서 무죄 구형
중앙일보
2026.05.19 21:42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고등검찰청의 모습. 중앙포토
전두환 정권 시절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혹독한 고문과 강압 수사로 간첩 누명을 썼던 피해자가 세상을 떠난 뒤 열린 재심에서 검찰로부터 무죄를 구형받았다.
광주지검은 20일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정호) 심리로 진행된 고(故) 문철태씨의 반공법 위반 혐의 재심 공판에서 불법 수사로 수집된 조서들의 증거 능력을 배척하며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문씨 측 변호인 역시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무죄 선고를 호소했다.
문씨는 1970년대 문교부(현 교육부) 파견 교사로 일본 오사카 금강학원에서 근무하던 중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관계자 등 반국가단체 구성원과 회합하고 지령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1985년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이후 13년간 옥고를 치른 뒤 1998년 가석방됐으나, 오랜 기간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지난 2018년 사망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안기부가 문씨의 '정보원 활동 요구' 거절에 앙심을 품고 사건을 기획·조작했다고 결론 내렸다.
안기부 수사관들은 문씨를 영장 없이 불법 체포·감금한 뒤, 잠을 재우지 않고 폭행하는 등 가혹행위를 저질러 강제로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일본에서 유학 중이던 문씨의 아들도 가족 간첩단으로 엮여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진실화해위의 진상규명 발표 이후 올해 1월 광주고법에서 열린 재심을 통해 먼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오는 6월 10일 문씨의 사후 재심 사건에 대한 최종 선고 공판을 열 예정이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