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노조원 블랙리스트’ 의혹, 경찰 2차 압수수색
중앙일보
2026.05.19 23:17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노조원들이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내부에서 임직원들의 노동조합 가입 여부가 담긴 이른바 '비노조원 블랙리스트'가 작성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법조계와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지난 18일 삼성전자를 상대로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평택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노조 소속 직원 A씨의 사내 메신저와 이메일 기록 등 사내 통신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관련 서버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 8일 1차 압수수색 이후 열흘 만에 이뤄진 추가 조치다.
이번 사건은 삼성전자의 특정 부서 단체 대화방에서 직원들의 이름·사번·전화번호·노조 가입 여부 등이 명시된 엑셀 파일이 공유되면서 불거졌다.
사측은 이 문건을 노조 가입 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블랙리스트’로 판단하고, 지난달 9일 성명불상의 인물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일주일 뒤인 16일에는 특정 직원이 사내 업무 사이트에서 임직원들의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무단 조회해 제3자에게 제공한 정황을 포착하고 해당 직원을 추가 고소했다.
사측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8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사내 업무 사이트 관리 서버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이상 접속 기록이 남은 IP(인터넷 주소) 4건을 확보하고 해당 사용자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평택사업장 추가 압수수색은 앞서 기흥사업장에서 찾아낸 IP 접속 기록 등을 토대로 노조원 A씨가 이번 개인정보 유출 및 문건 작성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밝혀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진행해 압수물을 분석 중인 것은 맞지만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막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