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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리 선거판’된 국회 상임위…“선거용 이벤트냐”

중앙일보

2026.05.20 01:49 2026.05.2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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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국토교통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국토교통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여야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 회의장에서 선거용 공방에 몰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상임위원장들이 자당 소속 출마자를 돕기 위해, 상대 당에 불리한 이슈를 주제로 하는 현안질의를 잇따라 개최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 회의장은 ‘수도권 급행철도(GTX) 철근 누락 관련 현안질의’로 시끄러웠다. 앞서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측이 “GTX-A 노선 삼성역 구간에서 철근 누락 등 시공 오류가 있었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이를 묵인 및 은폐했다”고 제기한 의혹을 다루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였다. 오 후보는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정 후보가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맹성규 국토위원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는 여야 의원을 비롯해 김윤덕 국토부 장관,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 등이 참석했다.

회의 시작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은 “선거용 이벤트”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국토위 간사인 이종욱 의원이 “여러분의 목표가 사실 오 후보 아니냐”고 했고,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도 “정 후보의 술집, 유흥주점 외박, 칸쿤 출장 (의혹) 때문에 지지율이 급락하니 오세훈을 타깃으로 (회의를 연)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은혜 의원은 김윤덕 장관을 향해 “몇 번이나 보고를 받았느냐, 철도 누락에 책임자인 기술안전정책관이 공석인 지도 모르느냐”며 책임의 화살을 국토부로 돌렸다.

하지만 민주당 간사 복기왕 의원은 “이 건은 서울시의 안전·부동산 문제이자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며 “국토위가 이를 다루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도 “선거 기간이지만 삼성역 미개통 문제가 장기화하면 국민에게 알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국민의힘 위원들은 오 후보를 방어하기 위해 왔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문진석 의원은 “오 후보한테 (철근 누락) 보고도 안 했다는 건, 서울시 행정조직이 얼마나 무능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행안위에서도 GTX 철근 누락을 주제로 난타전을 벌였다. 민주당 소속 권칠승 행안위원장은 26일에도 같은 주제로 행안위에서 2차 현안질의를 열 계획이다. 서울시장 선거가 접전세로 접어들자 민주당 차원에서 관련 상임위를 순차 가동해 사실상의 정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20일 지방선거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오세훈의 5선 시정을 평가하는 선거”라고 했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이인선 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의 과거 폭행 사건과 관련한 논란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날 회의는 국민의힘 위원들만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이인선 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의 과거 폭행 사건과 관련한 논란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날 회의는 국민의힘 위원들만 참석했다. 연합뉴스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도 소속 상임위원장들과 함께 민주당 후보들에게 불리한 이슈를 증폭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소집한 ‘나무호 피격 사건’ 긴급 현안질의가 민주당 의원 및 정부 인사들의 불참 속에 국민의힘 단독 개의로 진행됐다. 성 위원장은 “사실상 대한민국이 공격받은 전시 상황이나 다름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전혀 나서지 않은 것은 통수권자(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했다.

지난 15일에는 국민의힘 소속 이인선 위원장이 이끄는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가 정원오 후보의 ‘폭행 의혹 논란’을 현안질의를 열었다. 정 후보가 1995년 경찰과 민간인 폭행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과 관련해, 술집 여종업원에게 외박 강요가 있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민주당 의원과 여성가족부 장·차관이 불참한 회의에서 이 위원장은 “공직 후보자의 폭력 전력, 성인지 감수성을 묻는 중대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정 후보가 유흥주점 여종업원에게 2차 외박을 가자고 강요했나 안 했나, 거절한 업주를 실제로 협박했나 안 했나 이 대답만 하면 끝난다”고 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선거가 정책이나 공약보다는 인물 중심 선거로 흐르면서 팬덤화와 정치적 부족주의 문제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회가 상대 후보를 질타하기 위해 상임위를 여는 건 이런 흐름을 더욱 부추기는 행태”라고 말했다.




강보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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