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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삼전 노조 겨냥 “적정한 선 지켜야”…긴급조정권 가능성 커졌다

중앙일보

2026.05.20 01:54 2026.05.2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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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2회 국무회의 겸 제9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2회 국무회의 겸 제9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삼성전자 노조를 향해 “사회 공동체가 제대로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선을 잘 지켜야 한다”며 “노조가 단결권, 단체행동권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데 그것도 적정한 선이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이어 “영업이익을 이익으로 배분받는 것은 투자자가 하는 것이다. 주주가 하는 것”이라며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로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 그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 주장은 주주의 잔여청구권 이론 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노동자(임금)나 채권자(이자), 납품업체(물품 대금), 정부(세금) 등은 회사가 손실을 봐도 돈을 받아가는 고정 청구권자다. 이런 고정 비용을 지불하고 남은 이익에 대한 청구권, 즉 잔여청구권은 위험을 부담하는 주주가 갖는다는 게 주주의 잔여청구권 이론이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총파업 예고시점을 하루 앞둔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3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총파업 예고시점을 하루 앞둔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3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는 보장돼야 한다. 물론 채권자들은 당연히 채권 회수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투자자들은 손실과 위험을 부담했으니까 당연히 이익을 나누는 권한을 갖는다”고 말한 건 이런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제도화’ 요구는 주주의 권리까지 침해하는 방식으로 ‘선을 넘었다’는 게 이 대통령 인식이다.

특이 이 대통령은 “세금도 떼기 전 영업이익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점을 짚으며 노조를 비판했다. 주주들도 영업이익에서 법인세, 이자 등을 내고 남은 당기순이익을 바탕으로 배당을 받는데, 노조는 영업이익을 나눠달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런 성과급 배분이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금”을 줄인다고 봤다.

이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가 사실상 선을 넘었다고 본 만큼,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결렬로 끝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은 높아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노사 협상 결렬되면 긴급조정권 발동밖에 방법이 없다. 사실상 수순”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미 파업을 막기 위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특히 정부 내에서도 김정관 장관 중심으로 긴급조정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형성돼 있다고 한다. 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우리 모두가 무슨 악영향이 생길지를 아는 것조차 우리 사회가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절박하고 아쉬운 마음”이라고 했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2005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 때 이후로 21년 만이다. 청와대는 ‘21년 만’이라는 부분에 부담이 없진 않지만 파업시 발생할 경제적 타격에 더 비중을 두고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노조 협상 결과가 다른 기업 노조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요구안으로 최근 영업이익의 30% 성과 배분을 확정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왼쪽)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오른쪽)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첫날 회의를 마친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가운데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집무실로 들어가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왼쪽)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오른쪽)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첫날 회의를 마친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가운데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집무실로 들어가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청와대는 일단 20일 협상을 끝까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날 중앙노동위원회 사후 조정 결렬 뒤 “최종 시한 전이라도 한국 경제에 미칠 우려를 고려해 마지막까지 노사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이 모든 조정의 최종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노사 조율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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