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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 '20년 비닉' 풀린다...해군 소요제기로 공식 사업화 수순

중앙일보

2026.05.20 05:51 2026.05.2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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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원자력추진잠수함, 이하 핵잠)과 관련한 개발 기본 계획을 발표하는 가운데 해군이 이에 앞서 정식 소요 제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핵잠 개발 사업은 20년 넘게 비닉(庇匿) 사업으로 묶여 있었는데, 해군의 소요 제기는 이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일반 사업으로 추진하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사진 해군

국내 기술로 개발한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사진 해군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해군은 최근 핵잠 건조와 관련한 소요 제기서를 합동참모본부에 제출했다. 해군 관계자는 다만 “소요 제기 시기 및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통상 각군이 합참에 소요 제기를 하면, 합참의 심의를 거쳐 합동참모회의에서 최종 소요 결정을 하게 된다. 톤급과 무장 등 작전운용성능(ROC)도 여기서 결정된다. 합동참모회의는 이달 중 이뤄질 예정이라고 한다.

해군이 소요 제기를 했다는 건 기존 재래식 잠수함과 동일한 무기 체계 획득 절차를 거쳐 핵잠을 도입하겠다는 뜻이 된다. 한·미는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핵잠 도입에 합의했고, 공동설명자료(Joint Factsheet)를 통해 이를 문서화했다. 이후 정부가 핵잠 사업을 ‘양지화’하는 건 수순이란 관측이 나왔는데, 실제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핵잠의 꿈’은 1994년 김영삼 정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핵잠용 원자로 개발을 비밀리에 추진했다. 정부는 공식 확인은 않고 있지만, 2000년대 초중반부터 방위사업청 산하 비닉 사업으로 핵잠 도입에 필요한 각종 기술 개발을 추진해왔다.

이번 소요 제기 및 결정은 이를 공식화 한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이번 사업이 기존 비닉 사업을 대체하는 것인지, 이와 별개로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 정부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국감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030년대 중반까지 5000t급 이상의 핵잠 4척 이상’ 도입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주변 해양 환경과 핵잠의 연료 체계의 핵심인 소형모듈원자로(SMR)의 크기 등을 고려할 때 7000t~8000t급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SMR은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는 게 더욱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대식 의원은 “최근 한·미 정상 간 통화와 국방장관 회동 등 중요한 협의가 있었지만 정작 핵연료 확보 방안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을 못 하고 있다”며 “선결조건인 핵연료 확보 방안부터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의 핵잠 도입을 위한 한·미 간 실무급 협의도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 차관이 향후 몇 주 내 부처 대표단을 이끌고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한·미 외교 차관 협의에 따른 것이다. 외교부는 미 측 대표단의 방한은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 차원에서 “안보 분야 이행을 위한 ‘킥오프(출범)’ 회의”라고 설명했다.



이유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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