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스틸(한국명 박은주·71) 주한 미국대사 후보자는 20일(현지시간) 미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진행한 인사청문회에서 한국어로 이렇게 말한 뒤 “수많은 한국계 미국인들처럼 우리 이야기도 고난 속에서 시작됐다”며 6·25 전쟁 당시 북한을 탈출한 부모와 함께 미국에 이민해 주한 미국대사 임명을 앞둔 자신의 인생사를 언급했다.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진행한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상원 외교위원회 홈페이지
청문회 초반 외교위 소속 존 커티스(공화·유타) 상원의원은 스틸 후보자와 함께 연방 하원의원으로 재직했을 때를 언급하며 “(주한대사에)인품과 근면, 역량, 헌신이 중요하다면 그녀는 이 직책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선출직에서 쌓은 오랜 성취와 지역·국가 차원의 공공 서비스 리더로서 폭넓은 경험에 해외 경험까지 더해져 한국 대사로 봉사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했다.
커티스 의원은 스틸 후보자가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와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어는 못한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스틸 의원은 미국 이민 전 일본에서 자랐다. 또 미국 의회에서 대중 강경 노선을 강조해왔다.
스틸 후보자는 “70년 넘게 이어져 온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강화함으로써 (나의) 헌신을 계속하겠다”며 주한대사로서의 역할과 관련해 한·미 동맹의 강화를 강조했다.
스틸 후보자는 “한·미 동맹은 동북아의 평화, 안보, 번영을 지탱하는 핵심축 역할을 해왔다”며 “주한미군 2만8500명을 주축으로 하고 미국의 확장 핵 억지력으로 강화된 우리의 공동 방위태세는 여전히 철통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우리 동맹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진행한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상원 외교위원회 홈페이지
양국의 경제 협력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한·미 정상 간 통상·안보 합의 내용이 담긴 ‘공동 팩트시트’를 언급하며 “한국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 중 하나이자 미국 산업 재건에서 핵심적 투자국”이라고 했다.
스틸 후보자는 이어 “우리는 한국이 미국의 전략산업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수출 장벽을 낮추기로 약속한 협정을 환영한다”며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미국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누리는 것과 동일한 시장 접근권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스틸 후보자를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후보자는 1975년 미국으로 온 이민자 가족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선출 위원,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행정책임자) 등을 역임한 뒤 지난 2021년부터 4년간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스틸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를 거쳐 외교위와 상원 전체회의에서 인준안이 통과돼야 대사로 부임할 수 있다. 현 주한대사 자리는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임명된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작년 1월 이임한 이후 1년 4개월 이상 공석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