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앞으로 스토킹 관련 112 신고가 들어오면 원칙적으로 모두 사건으로 접수해 정식 수사에 착수한다. 지난 3월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 등 관계성 범죄가 잇따르자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차원이다.
20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스토킹 신고 중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는 건에 대해 ‘전건 입건’ ‘즉일(당일) 조사’를 원칙으로 하는 내부 지침을 마련해 다음 주 중 전국 경찰서와 지역 관서에 공문 형태로 배포할 예정이다. 우선 한두 개 시·도청에서 시범 운영한 뒤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동안은 112로 스토킹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스토킹 여부 등을 판단해 일부 사건은 현장에서 종결하거나 상담기관 등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처리해왔다. 그러나 지난 3월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 발생 전 피해자가 수차례 경찰에 피의자 김훈을 신고했음에도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며 경찰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당시 “관계 당국의 대응이 더뎠고 국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건과 관련된 경찰 2명은 허위 보고를 이유로 수사 의뢰됐고, 16명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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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신고 1년 새 40% 급증
김영옥 기자
경찰청의 112 신고 처리 현황 통계에 따르면 스토킹 신고 건수는 1년 새 40%가량 급증했다. 지난해 스토킹 관련 신고는 4만4687건으로, 2024년 3만1947건보다 39.9% 늘었다. 접수된 신고 가운데 상당수는 정식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전체 스토킹 신고 중 20.8%인 9320건은 현장 종결됐고, 46%인 2만590건은 기관 인계 후 종결 처리됐다. 경찰은 앞으로 현장에서 바로 종결하기보다 사건 관계인을 조사해 한 차례 더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선에서는 모든 스토킹 신고를 정식 수사 대상으로 삼는 데 대한 부담도 크다. 사건 수가 급증할 경우, 개별 사건에 투입되는 시간과 공이 분산돼 수사의 밀도가 낮아질 수 있단 우려다. 서울 지역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A 경정은 “수사 인력은 그대로인데 사건 수만 늘어나 여성청소년 수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한 지구대 소속 B 경감은 “현장 판단 대신 일단 모두 입건하는 방식이 지역 관서 입장에선 오히려 수월할 수도 있다”면서도 “관계성 범죄 특성상 피해자가 나중에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는 경우도 있어, 경찰관 개인에게 법적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은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 이후 관계성 범죄 2만2000여건 전수 점검을 진행했다. 지난 15일에는 광주 여고생 흉기 피살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과 이상 동기 범죄 등 강력흉악범죄로부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국민 생명 중심 경찰 활동 집중 추진 TF’를 출범했다. 18일부터는 성평등가족부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가정폭력·스토킹·교제폭력 관계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261개 경찰서와 상담 기관 189곳을 연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