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앞줄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앞서 천안문 성루로 향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중 정상회담 직후 이번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중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주 2019년 이후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어제(21일) “북·중 교류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언급해 시 주석의 방북을 기정사실화했다. 그야말로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
실제 시 주석의 방북이 이뤄진다면 그 목적은 중·러가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찾을 수 있다. 두 정상은 미국에 맞서 중·러 간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일본의 군사력 강화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 비핵화 언급은 아예 빠졌고 경제 제재 등 대북 안보 위협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 협의 등 경제·문화·군사·교통·인프라 등에서 북한과의 전방위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 중국 전승절 3국 정상 동시 참석에 이어 북·중·러 연대 강화의 화룡점정이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이라고 보는 게 현실적 분석이다.
그런데 청와대는 “중국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건설적 역할은 북한 비핵화 추동과 이를 추진하기 위한 북·미와 남북대화 재개를 의미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당연히 북·미 대화가 논의될 것”이라고 했고, 시 주석이 남북대화를 중재할 거라는 전망까지 정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대북 압박 중단과 제재 해제 등을 요구한 중·러 공동성명에 비춰보면 냉철한 객관적 정세 판단이라기보다 주관적 기대가 뒤섞인 장밋빛 전망이 아닌지 우려된다. 북·미와 남북대화 재개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긴요하고, 우리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 첫걸음은 희망 사고가 아닌 냉철한 정세 판단임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