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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태의 타임머신]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중앙일보

2026.05.24 08:04 2026.05.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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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2020년 5월 25일 오후 8시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한 편의점 앞이 소란스러웠다. 193㎝에 101㎏의 건장한 흑인 남성이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위조지폐 사용 혐의를 받은 그는 경찰차에 타지 않으려 저항했고, 경찰은 그를 땅에 엎드리게 한 채 무릎으로 목을 눌러 제압했다. “숨을 쉴 수 없어요(I can’t breathe)”. 남자의 하소연은 점점 작아졌고, 결국 유언이 되고 말았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플로이드는 전과자였다. 23세의 나이에 마약 소지 혐의로 구속된 후 강도·폭행·마약 등의 혐의로 10여 차례나 구속되었고, 결국 2009년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아 2014년 출소했다. 이후 미니애폴리스에 자리를 잡으면서 그는 새사람이 된 듯했다. 교회에 다니며 청소년 멘토링과 노인 급식 봉사를 했고, 약물 중독과 싸우며 술도 끊었다. 하지만 새사람이 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담배를 사기 위해 편의점에 들렀던 그는 이미 술에 취한 상태였고, 그가 점원에게 내민 20달러 지폐는 위조지폐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온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비록 플로이드는 ‘결백한 희생자’가 아니었지만,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사실이 CCTV와 스마트폰 영상 등으로 분명히 확인되고 있었던 것이다. 분노한 시민들의 항의 시위는 곧 폭동에 가까운 모습이 되었다. 사건 발생 후 채 열흘이 되지 않아 40개 이상의 도시에 야간 통행금지가 내려졌고, 많은 도시에서 치안 유지를 위해 주 방위군이 투입될 지경이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2013년부터 시작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다시 한번 불을 붙였다. 하지만 이 사건을 오직 인종차별과 흑백갈등의 차원에서만 바라볼 수는 없다. 미국의 혼란스러운 경찰 조직과 행정, 범죄자와 용의자를 대하는 폭력적 관행의 문제가 누적되어 폭발했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다인종·다문화 국가가 된 대한민국의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공정하면서도 예측 가능하게 공권력을 행사해야 하는 이유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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