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이 25일(현지시간)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 기지에서 열린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 3,000t급)과 호위함 대전함(FFG, 3,100t급)의 입항 환영식에서 캐나다 해군 빅토리아급 잠수함 코너 브룩함 함장 클라크 허버드 소령에게 잠수함 모형 해수 캡슐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해군, 뉴스1
1만 4000㎞ 거리의 태평양을 뚫고 온 한국 진해의 바닷물이 캐나다 빅토리아의 바닷물과 합쳐져 작은 모형 잠수함에 담겼다. 국산 잠수함 사상 최초로 태평양을 횡단한 3000t급 도산안창호함(SS-Ⅲ)의 입항을 기념하기 위해 캐나다 측이 연 환영식에서 진행된 합수(合水) 의식은 그 자체로 양국의 우호와 연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태평양 양 끝에 멀리 떨어져 있지만, 양국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함께 피흘려 싸웠던 전우 국가라는 점을 되새길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태평양 횡단 공개 시연’을 통해 입증된 도산안창호함의 장거리 잠항 능력과 무장체제 우수성이 더 부각됐다. 이를 통해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수주전에도 힘이 실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군에 따르면 한국-캐나다 연합협력훈련에 참가한 잠수함 도산안창호함과 호위함 대전함(FFG, 3,100t급)의 입항 환영식이 25일(현지시간)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기지에서 데이비드 펫첼 캐나다 태평양사령관 주관으로 열렸다. 환영식에는 김경률 해군참모총장,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임기모 주캐나다 대한민국 대사, 김기영 국방부 전력정책국장, 캐나다 6·25전쟁 참전용사 등 양국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통 환영 공연과 군악대의 양국 국가 연주로 시작된 이날 환영식의 백미는 양국의 바닷물을 하나로 합하는 합수 의식이었다. 양국 해군은 진해항과 빅토리아항의 바닷물을 합쳐 담은 3000t급 잠수함 모형 캡슐 2개를 각각 나눠 가졌다. 이번 의식은 태평양을 횡단한 도산안창호함의 개척 정신을 기리고 한·캐 양국 해군의 우호와 협력을 상징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게 해군 측의 설명이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이 25일(현지시간)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 기지에서 열린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 3,000톤급)과 호위함 대전함(FFG, 3,100톤급)의 입항 환영식에서 답사하고 있다. 사진 해군, 뉴스1
앞서 도산안창호함은 지난 3월 25일 진해 군항을 떠나 미국 괌과 하와이를 거쳐 지난 24일 캐나다 빅토리아항에 입항했다.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이 태평양을 공식 횡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펫첼 사령관은 “캐나다 태평양 연안에서 대한민국 해군을 공식적으로 환영하게 되어 영광이며, 지난 토요일 대한민국의 함정이 입항하는 것을 보며 큰 감동을 느꼈다”며 “한국 해군과 함께 협력하며 그 우수함을 배울 기회를 갖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률 총장은 “자유와 평화를 위해 함께 싸운 양국의 역사적인 연대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공고한 해양안보 협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면서“이번 훈련을 계기로 양국 해군의 상호 발전 및 교류 협력의 모멘텀이 극대화되길 기대하겠다”고 화답했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맨 왼쪽)와 데이비드 펫첼 캐나다 태평양사령관(가운데)이 25일(현지시간)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 기지에서 열린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 3,000t급)과 호위함 대전함(FFG, 3,100t급)의 입항 환영식에서 이병일 도산안창호함장(맨 오른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해군, 뉴스1
이번 도산안창호함의 캐나다 해군기지 입항과 연합훈련은 캐나다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는 캐나다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수주전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는 해당 사업을 통해 노후 잠수함을 대체할 신형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할 계획이며,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원팀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 최종 후보로 경쟁하고 있다.
해군은 환영식 직후 주요 참가자를 대상으로 도산안창호함의 무장 체계와 장거리 잠항 능력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고, 대한민국 독자 기술로 설계 및 건조된 국산 잠수함의 우수한 성능을 소개했다. 도산안창호함과 대전함 승조원들은 이번 정박 기간 중 캐나다 해군 장병들과의 함정 상호 방문, 친선 체육활동 같은 교류 행사를 통해 양국 해군 간의 유대를 다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