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5·18기념재단과 공법3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5·18 폄훼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스타벅스 코리아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5·18민주화운동 단체 등이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프로모션과 관련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강 시장은 26일 광주시청에서 정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과도 진상규명도 책임도 모두 빠진 3무(無) 기자회견”이라고 평가했다.
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추모식에서 강기정 시장이 헌화하고 있다. 뉴스1
그는 이날 “(정 회장은) 사과한다면서도 직원을 방패 삼아 그 뒤에 숨었다”며 “진상규명을 한다며 시간을 끌었지만 어떤 의혹도 밝히지 않았고,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 책임은 어떻게 질지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강 시장은 또 “정 회장의 3무 사과는 오히려 극우와 일베들에게 5·18을 부정하는 논리를 제공했다”며 “스타벅스의 마케팅은 공동체를 위협하는 ‘사회적 중대재해’인 만큼 철저한 수사와 진상규명을 통해 5·18에 대한 조롱과 모욕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시민단체 등이 주장하는 ‘광주 어등산 스타필드 개발 사업’ 및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신세계백화점 확장)’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에 대한 사과문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경록 기자
강 시장은 “(신세계프라퍼티가 추진 중인) 스타필드의 경우 정용진 회장이 주도하고 있지만, 잘못한 부분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는 것과 지역 발전과 관련이 있는 투자를 못 하게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스타벅스 논란과 지역 사업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광주신세계 측이 추진 중인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과 관련해서는 “(신세계프라퍼티와) 계열사가 다르기 때문에 스타벅스의 5·18 혐오 논란과 연동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며 “사업 추진을 위해 교통영향평가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5·18기념재단과 공법3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5·18 폄훼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스타벅스 코리아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 관련 단체들도 이날 정 회장의 사과에 대해 “광주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역사를 모욕한 정 회장의 빈껍데기 사과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5·18기념재단과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이날 오후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과 관련한 정 회장의 사과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진정한 반성과 책임 없는 형식적 사과는 상처받은 시민과 오월 영령에 대한 또 다른 모욕이며 기만일 뿐”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광주 곳곳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5·18 '탱크데이' 행사로 물의를 일으킨 스타벅스를 규탄하며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정 회장은 왜 국민들이 (스타벅스 코리아에 대한) 불매 운동에 이르게 됐는지, 화가 난 지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 회장은 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직접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주 중 정 회장을 추가 고발하는 방안과 함께 상경 투쟁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신세계그룹이 ‘원만한 해결을 원한다’며 오월단체 회장들에게 접촉을 요구하는 일종의 로비를 시도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열린 스타벅스 코리아 규탄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텀블러와 컵 등이 깨지고 찌그러진 채로 놓여있다. 연합뉴스
앞서 스타벅스는 46주년 5·18 기념식 당일 텀블러 프로모션 이벤트에 ‘탱크데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5월 18일’,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5·18단체 등은 “탱크데이는 5·18 당시 계엄군 탱크 투입을, ‘책상에 탁’이란 문구는 1987년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