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3회 국무회의 겸 제10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재경부 장관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대통령의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6·3 지방선거 사전투표(29~30일)를 사흘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마케팅’에 올인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PK)에 이어 호남과 충남까지 격전지로 분류되자, ‘예산은 이재명 정부가 편성하고, 입법은 민주당이 한다’는 이른바 ‘예·법(예산·입법) 캠페인’으로 여권 프리미엄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양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6일 아침 여의도역 앞에서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출근길 인사를 전하며 “당·정·청이 손발 맞춰서 일을 잘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서울시장으로 기호 1번 정원오를 선택해달라”고 했다. 정 대표는 이후 경기 여주와 이천, 충북 제천 지원 유세에서도 “이재명 대통령 때문에 주식이 많이 올라가지 않았느냐”며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은 몽땅 투표소에 가서 우리 당 후보를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페이스북엔 “코스피가 오늘 8000을 찍었다. 대통령도 민주당, 지방정부도 민주당을 선택해달라”고 적었다. 전날 전주에서 열린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 지원 유세에서도 “대통령도 민주당, 전북도지사도 민주당, 전주시장도 민주당”이라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에서 출근하는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60% 안팎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민주당 선거전의 핵심 동력이었지만, 불과 한 달 전 “민주당이 경북은 빼고 휩쓴다”는 압승론이 불 때만 해도 캠페인의 얼굴은 정 대표였다. 강화도 새우잡이부터 욕지도 고구마 순 심기까지, 전국 팔도를 돌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정 대표 중심의 이벤트성 행사가 잦았다. 지난 10일 중앙선대위 출범식에선 정 대표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원톱 체제’를 공고히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장에서 지도부가 이 대통령을 호명하는 빈도와 횟수가 최근 크게 늘어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호남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예상외로 격전지가 늘고, 전북에서 반(反)정청래를 내세운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치고 나오니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을 다시 소환한 모양새”라고 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도 “영남 지역에선 이 대통령 아니면 선거 캠페인이 잘 먹히지 않는다”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1일 오후 경남 통영 욕지도 한 고구마 재배 현장을 찾아 고구마 순을 심고 있던 모습. 뉴스1
당내에선 선거 캠페인의 주도권도 이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는 말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을 비판하거나 일베 폐쇄 등의 의제를 던지면, 당 지도부가 이를 곧장 받아 확산시키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도 원내대책회의에선 천준호·김한규·전용기 원내수석부대표가 일제히 스타벅스와 일베를 비판하며 이 대통령의 문제제기를 진영 논리로 삼았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사태는 국민의힘과 일베의 합작”이라며 “5·18 헌법정신 수록이 국민의힘 방해로 무산된 직후 벌어졌다”는 주장까지 폈다. 야당은 이 대통령이 선거 전면에 등장하자 “선거 개입”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SNS에 “선거를 앞두고 스타벅스, 무신사 저격 등 (이 대통령의) SNS 정치가 폭주하고 있다”며 “선거 개입을 즉각 중단하고 민생 경제를 돌보는 데 전념하길 강력히 경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