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제(26일) 오후 2시33분쯤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져 현장소장과 감리단장 등 공사 관계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이 사고로 서울역~신촌역 구간을 비롯해 일부 열차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안타까운 인명 피해가 발생한 만큼 현장을 조속히 수습하고,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이번 사고는 어제 새벽 고가차도의 상부 바닥판(슬라브) 절단 작업 중 침하 현상을 발견하고 안전진단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안전진단에는 숨진 현장소장과 감리단장, 서울시 관계자, 외부 전문가도 참여했다고 한다. 특히 이번 사고에선 위험 징후를 감지하고 철거를 중단한 뒤 관계자들이 모여 안전 상태를 확인하던 중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안전진단 수칙을 지켰는지, 현장 통제 등 안전 조치는 충분했는지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일부 사고 영상을 보면 고가 일부가 붕괴할 당시 아래 주변 도로로 차량이 지나가고 있었다. 자칫하면 더 큰 피해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서소문 고가차도는 1966년 개통된 노후 구조물로, 정밀 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아 철거 후 재시공이 결정됐다. 애초에 구조적 취약성이 있는 시설인 만큼 철거 과정의 안전관리는 더 엄격했어야 했다. 발주 기관인 서울시와 시공사, 감리단이 각자의 책임을 다했는지도 종합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
노후 시설의 철거는 일반 건설 공사보다 위험성이 크다. 해체 과정에서 구조물의 불안정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심의 노후 시설 철거와 재시공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2021년 6월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재개발 구역에서는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졌다.
오래된 시설을 방치할 수는 없지만 철거 과정에서 또 다른 위험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위험 철거 공사의 안전 기준과 현장 감리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침하나 균열 등 위험 징후가 발견됐을 때 작업을 중단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현장 접근 제한과 교통 통제를 포함한 후속 조치를 신속히 시행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