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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차남 구속 직후 사표 썼다” 임기 못 채우고 떠난 검찰총장

중앙일보

2026.05.26 13:00 2026.05.2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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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의 차남 김홍업씨가 기업체들로부터 청탁 명의의 돈 22억여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2002년 6월 21일 구속수감되고 있다. 중앙포토

DJ의 차남 김홍업씨가 기업체들로부터 청탁 명의의 돈 22억여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2002년 6월 21일 구속수감되고 있다. 중앙포토

9화. 차남마저 구속되자 DJ “檢, 지는 권력에 칼 겨눠”


2002년 봄은 잔인했다. 김대중(DJ) 대통령의 3남 김홍걸씨가 그해 5월 구속되자 검찰의 칼날은 차남 김홍업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이하 존칭 생략)을 겨냥했다. 처음부터 김홍업이 타깃은 아니었다. 이용호라는 호남 출신 사업가에 대한 수사가 발단이었다.

‘이용호 게이트’라 불린 이 사건은 권력형 금융비리의 전형으로 꼽힌다. 이용호는 광주상고를 나와 버스회사 경리로 시작해 지앤지(G&G그룹) 회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주가 조작과 회사 자금 횡령 등을 무마하기 위해 정·관계 유력 인사들과 검찰 고위 간부들에게 전방위적인 로비를 펼쳤다.

이용호는 분당신도시의 부동산 개발로 부를 쌓았고, 구조조정의 귀재라고 불릴 만큼 사업가로서의 기질이 있었다. 그는 횡령 및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시세차익 혐의로 수사를 받았는데 검찰이 불기소 처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검찰 수사에 대한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이용호가 DJ의 ‘국민의 정부’ 당시 여당, 검찰청,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 국회 등 권력기관에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소문과 의혹이 무성했다. 검찰은 특별감찰본부까지 가동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신승남까지 연루됐다는 정황이 터지면서 검찰에 대한 불신은 커져만 갔다.

결국 특검이 출범해 김홍업의 비리 정황을 포착했다. 김홍업은 현대·삼성 등 대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 명목의 활동비 22억원, 기업체 청탁 대가로 25억원 등 총 47억여원이라는 거액을 받은 혐의로 2002년 6월 구속수감됐다. 퇴임 8개월을 남겨둔 DJ 정권 말기라고 해도 ‘살아 있는 최고 권력’의 3삼에 이어 차남을 잇따라 단죄한 건 검찰의 근육을 과시한 새로운 현상이었다. 김홍업을 구속했던 박만(현 법무법인 법승 고문) 전 대검 공안기획관은 당시 겪었던 어려움을 토로했다.

취재팀은 박만 변호사를 만나 '이용호 게이트'와 DJ 차남 김홍업 씨 수사 전말을 취재했다. 사진은 2002년 7월 10일 박만 당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이 대검 기자실에서 김홍업씨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취재팀은 박만 변호사를 만나 '이용호 게이트'와 DJ 차남 김홍업 씨 수사 전말을 취재했다. 사진은 2002년 7월 10일 박만 당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이 대검 기자실에서 김홍업씨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 제일 어려웠던 게 김홍업 사건이었다. 청와대 비서진은 대통령에게 수사 상황을 보고해야 하지 않나. 그러다 보니 보고를 위해 법무부를 통한다든지 장관을 통해 이런저런 요청이 들어온다.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이런 일이 잦아지다 보니 거절하기도 미안해질 지경이었다. "

‘검찰 징비록’ 취재팀은 김종빈 전 검찰총장, 박만 전 성남지청장,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 등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들을 직접 만나 게이트 수사와 김홍업 구속 과정에 얽힌 숨은 이야기들을 채취했다.

당시 수사에 대해 관계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DJ가 대의를 위해 자기 가족까지 희생했다는 점이 평가받기도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건희 의혹을 검찰 수사를 통해 제때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탓에 권좌에서 쫓겨난 사례와 비교된다. 윤석열이 부인을 감싸고 돌다가 검찰을 죽였다면 DJ는 자식을 검찰의 칼에 내놓음으로써 검찰을 살려낸 셈이라고 하면 지나친 논리의 비약일까. 김홍업 구속 당시 중수부장이던 김종빈 전 검찰총장은 기자에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 DJ는 자기 가족을 희생시키면서 나라나 당의 체면을 생각을 했던 분이다. 그런 점에서는 참 옳은 판단을 하시고 훌륭했다고 볼 수 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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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차남 구속 직후 사표 썼다” 임기 못 채우고 떠난 검찰총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31353

검찰 징비록 9화는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한 검사를 직접 만나 게이트 수사와 DJ 차남 김홍업씨 구속 과정에 얽힌 숨은 이야기들을 채취했다.
·장면 1 궁지에 몰린 검찰
·장면 2 특검 출범
·장면 3 김홍업으로 향하는 칼
·장면 4 김홍업 구속



정유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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