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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일본판 CIA' 국가정보국 창설…韓에도 실익 있을까

중앙일보

2026.05.2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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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5월 25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언론에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5월 25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언론에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이 이른바 ‘일본판 중앙정보국(CIA)’으로 불리는 국가정보국 신설에 나선다. 총리 관저 중심의 정보 수집·분석 체제를 강화해 안보, 경제안보,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일본 참의원은 27일 본회의를 열고 국가정보국 신설 법안을 다수 찬성으로 가결했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연립여당에 더해 국민민주당·공명당·참정당 등 야당까지 찬성에 합류했다. 입헌민주당·공산당·레이와신센구미는 반대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일본은 ‘국가정보회의’를 지휘부로, ‘국가정보국’을 집행기관으로 삼아 안보와 대테러 분야의 정보 활동 및 외국 스파이와 관련된 ‘대외 정보 활동’을 총괄하게 된다. 또한 ‘국가정보국’에는 정부 각 부처에 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는 종합 조정 권한도 부여된다.

핵심은 총리를 정점으로 하는 정보 컨트롤타워의 구축이다. 총리를 비롯해 9명의 고위 관료가 국가정보회의를 이끌게 되며, 신설되는 국가정보국이 각 부처와 정부기관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통합·분석한다. 국가정보국은 약 700명 규모로 꾸려지며 민간 경력직 채용 등을 통해 전문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외무성, 방위성, 경찰청, 내각정보조사실 등 여러 기관이 정보를 나눠 관리해 왔다. 하지만 중국의 군사적 부상, 북한 핵·미사일 위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 정세 불안 등 복합 위기가 이어지면서 정보 기능을 총리관저로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졌다. 반도체·배터리·희토류 등 핵심 공급망과 첨단기술 유출 방지도 주요 명분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번 조직 신설을 ‘인텔리전스(국가 정보 수집·분석 활동) 개혁의 첫걸음’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후속 작업으로 공공·기업 기밀의 불법 수집을 차단하는 ‘스파이 방지법’ 제정과 해외 정보 수집을 전담하는 ‘대외정보청’ 창설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대외정보청은 2027년 말까지 창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앞)이 5월 27일 수요일 도쿄에서 국빈 방문 일정 중 황궁을 방문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가운데 줄 왼쪽 두 번째의 아키시노 일본 왕세제, 가운데의 기코 왕세제비, 오른쪽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앞)이 5월 27일 수요일 도쿄에서 국빈 방문 일정 중 황궁을 방문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가운데 줄 왼쪽 두 번째의 아키시노 일본 왕세제, 가운데의 기코 왕세제비, 오른쪽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 입장에서는 실익도, 부담도 있다. 일본의 정보역량 강화는 안보 협력에서 양국의 공조 공간을 넓힐 수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최은미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관련 보고서를 통해 “대북·대중 정보협력, 공급망 및 핵심기술 협력, 제3국 인프라·안보 협력 등에서 한일 공조 공간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 국가정보원의 일본 측 카운터파트가 분산돼 있었다면, 국가정보국 출범 이후에는 창구가 일원화돼 한미일 정보협력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다만 우려도 공존한다. 최 연구위원은 “일본의 강화된 안보·정보·대외투자 규제가 재일 한국인과 한국 기업, 양국 시민사회 교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후속 입법으로 검토되는 외국 대리인 등록법(외국 정부·조직을 위한 로비 활동에 등록을 의무화하는 제도)이 도입될 경우, 재일동포 단체나 한국 정부 산하기관의 일본 내 활동이 광범위하게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과 시민사회의 견제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입헌민주당은 정보기관에 대한 독립적 감찰 기관 설치와 연 1회 국회 보고 의무화를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민주주의 국가의 정보 활동은 국민의 신뢰가 필수적”이라며 “기밀성과 투명성의 균형을 잡아가며 국민에게 정중히 설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성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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