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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K-핵잠 ‘장보고N’…조·방·원 채비 나섰다

중앙일보

2026.05.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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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 보고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 보고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핵추진잠수함(핵잠) 개발 추진 계획 ‘장보고 N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조선·방산·원전업계도 관련 역량을 재점검하며 대응 채비를 하고 있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핵심 기업으론 HD현대·한화오션·두산에너빌리티 등이 꼽힌다. 핵잠은 핵연료를 활용해 추진·운영하는 잠수함인데, 단순히 연료를 바꾸는 차원을 넘어 건조 기술 전반의 초고도화가 필요하다. 조선·방산·원전 분야의 첨단기술이 집약돼야 하는 만큼 관련 업계의 기술 경쟁력과 협업 체계가 핵심 변수다.

HD현대는 국내 최대의 조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한화오션은 잠수함 건조 누적 최다실적과 미국 내 필리조선소 보유 등이 각각 강점으로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핵심 주기기를 제작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고,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력도 갖추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SMR 등 차세대 원자력 추진 선박 기술을 선도하고 있고, 대한민국 해군의 주력인 214급(장보고-Ⅱ) 잠수함의 성능개량 사업을 수주하는 등 잠수함 분야에서도 우수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핵심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있다. 정부의 핵추진 잠수함 연구개발 및 건조 사업에 적극 협력해 해양 안보 강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도 “정부의 후속 지침과 절차에 따라 필요한 역할이 부여된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해군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모습. 뉴스1

미국 해군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모습. 뉴스1

정부는 2030년대 중반까지 선도함(1번함)을 먼저 진수하고 2030년대 후반 이후 작전 배치하겠다는 구상이다. 통상 신형 함정은 설계→건조→최종 전력화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국내 방산업계의 모든 기술과 역량을 모아야 정부의 타임라인(2030년)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HD현대·한화오션 등이 원팀으로 참여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국가주도 컨소시엄으로 무기체계를 통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소형 원자로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핵잠은 기존 디젤잠수함과 비교해 장기간 고속 잠항이 가능하기 때문에 작전 반경이나 수중 작전 지속능력이 월등하다. 현재 정부가 도입하려는 핵잠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장보고함(3000t급)보다 큰 5000~8000t급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도입 대수는 최소 3척 이상이 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국내 조선업계가 보유한 시설로는 건조 불가한 규모라 어떤 회사가 수주하더라도 시설 보강공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핵잠을 국내에서 건조하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핵잠의 건조 장소로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오션 필라조선소를 지목한 적도 있어 추가 협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지난 26일 경남 진해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공개했다. 한국의 핵잠 개발 추진 방향을 국내·외에 처음 공식 제시하는 문서로, 핵잠 획득·운용 등에 적용해나갈 원칙을 담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단순한 병력 숫자의 우위가 아닌, 우리의 기술과 무장력이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역 해군 대령 출신인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는 “국가 기술을 총동원해야 하는 여러 부처의 사업이 된 만큼, 청와대에 ‘핵잠 컨트롤타워’를 세워야 한다. 국방부에 맡겨둬서는 속도가 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선 트루먼 대통령과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강력한 추진력으로 핵잠 개발을 밀어붙였는데, 한국도 청와대를 중심으로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현재 핵잠 제조에 있어 한국의 기술력이나 자본력은 충분하다. 다만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게 관건”이라며 “또 운용 노하우가 없는 만큼 미국·영국·프랑스 등과 협의해 핵잠 안전분야 운용 노하우를 전수 하는 것도 과제”라고 덧붙였다.



고석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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