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 추출물의 효능 PET 영상으로 치매 원인 억제 확인 미세혈류 개선하고 항산화 작용 말초혈관에 혈액 공급도 도와
은행잎 추출물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의 응집을 억제하고 간헐성 파행증의 증상 완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치매는 한번 중증으로 진행되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정도로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갑자기 찾아오는 질환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인지 기능 변화가 서서히 나타난다. 검사상 이상은 없지만 스스로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주관적 인지장애’를 시작으로,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검사에서 인지 기능 저하가 확인되는 ‘경도인지장애’를 거쳐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인지 기능 저하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치매로의 진행을 늦추거나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어진다. 최근에는 은행잎 추출물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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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잎 추출물 복용군, 치매 전환율 0%
베타아밀로이드는 1906년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박사가 사망한 환자의 뇌를 부검하던 중 비정상적으로 뭉쳐 있는 플라크를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정상 세포에서도 자연적으로 생성되며 신경세포의 성장과 회복에 관여한다. 하지만 손상되면 뇌 조직에서 서로 뭉쳐 독성을 가진 덩어리를 형성하게 된다. 초기에는 작은 덩어리 형태인 올리고머 형태를 띠다가 섬유 형태의 아밀로이드 피브릴 단계를 거쳐 큰 덩어리인 아밀로이드 플라크 단계로 응집이 이뤄지는 식이다. 플라크 형태에 이르면 신경세포 손상과 뇌 위축 등으로 치매 같은 인지 및 뇌 기능 장애를 야기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아밀로이드 PET 영상을 통해 은행잎 추출물이 이러한 과정을 억제하는 양상을 처음 확인했다. 양영순 순천향대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아밀로이드 PET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경도인지장애(MCI) 환자를 대상으로 복용군에는 은행잎 추출물 1일 240㎎을, 대조군에는 오메가3·콜린전구체 등 기존 인지 보조제를 18개월간 투여해 임상 경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대조군에서는 전두엽·두정엽·측두엽·후두엽 등 뇌 전반에서의 표준섭취계수율(SUVR) 값이 18개월 경과한 시점에서 유의미한 증가가 확인된 반면, 은행잎 추출물 투여군에서는 최초 측정치와 연구 종료 시점 측정치의 차이가 없었다. SURV 지표는 PET 영상으로 확인되는 임상적 변화를 수치화한 것으로, 그 값이 높을수록 뇌에 아밀로이드가 더 많이 응집됐음을 의미한다.
복용군과 대조군은 질환 진행 양상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연구에 참여한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18개월 후 알츠하이머병으로 전환된 환자가 확인되지 않아 전환율은 0%로 집계됐다. 이와 달리 대조군에서는 같은 기간 경과 후 28.6%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양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연간 치매 전환율이 10~15%라는 점을 고려하면 1년6개월이 지난 시점에 알츠하이머로 전개된 환자가 없었다는 건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가 실제 질환으로의 전개와 밀접하게 이어져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이라는 질환의 원인 요소에 직접 작용하는 형태의 약물은 치매 치료의 패러다임을 증상 억제에서 원인 제거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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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행 질환에도 긍정적 효과
전문가들은 이처럼 은행잎 추출물이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에 영향을 미친 배경으로 혈행 개선 효과를 꼽는다. 은행잎 추출물은 ▶미세혈류 개선 ▶항산화 작용 ▶신경세포 보호 작용을 통해 뇌와 내이(귀의 가장 안쪽 부분), 말초혈관으로 가는 혈액 공급을 돕는다. 이러한 작용으로 뇌 혈류가 개선되면 기억력·인지력 등이 향상되고 베타아밀로이드가 응집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은행잎 추출물의 효과는 치매 예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은행잎 추출물은 혈행 문제로 발생하는 다른 질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적응증이 어지럼증과 보행 장애 증상인 간헐성 파행증이다. 어지럼증은 내이(內耳)의 평형기관인 전정기관의 이상이나 뇌 혈류 변화 등에 의해서도 나타나곤 해서다.
간헐성 파행증은 운동이나 보행 시 악화하고, 쉬면 호전되는 근육 통증을 가리킨다. 주로 말초동맥 질환으로 다리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발생하며 혈전(피떡) 형성 등으로 혈액 흐름이 제한되면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 결국 걷는 동안 근육에 필요한 혈액과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간헐성 파행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은행잎 추출물 연구에서는 실제 증상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대표적인 게 말초동맥폐색증 환자 대상 연구로, 위약 대비 무통증 보행 거리를 유의하게 늘린 것으로 보고됐다. 또 8건의 이중맹검(Double-blind, 환자와 연구진 모두 대조약 여부를 모름) 임상시험을 분석한 메타분석에서도 은행잎 추출물 투여군은 가짜 약을 먹은 대조군보다 무통증 보행 거리가 평균 34m 더 긴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