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본지를 방문한 김윤종 회장이 자신의 산행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김윤종 마성엘에스 회장에게 산은 단순한 건강 관리 수단이 아니다. 삶을 긍정적으로 붙잡는 방식이다.
1945년생인 김 회장은 52세부터 본격적으로 산을 타기 시작했다. 지금도 매일 새벽 헬스장을 찾아 체력을 관리한다.
그는 “90세든 100세든 할 수 있을 때까지 산을 타고 싶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전문 산악인처럼 기록을 좇는 등반보다 자연을 보고 느끼는 산행을 좋아한다고 했다. 익스트림 스포츠가 아니라 풍경을 보고, 사람을 만나고, 글로 남기는 일이 그의 산행 방식이다.
그의 개인 홈페이지(yckim.pe.kr)에는 50개가 넘는 여행기가 올라와 있다. ‘여행이야기’ 섹션의 첫 글은 2004년 12월 게시된 ‘숨은 비경(Sarybulak Pass)-천산’이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출발해 쿨사이 호수와 사리불락 패스를 거쳐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간 트레킹 기록이다.
김 회장은 당시 글에서 “알프스와 로키산맥은 너무 잘 알려져 있으나 이곳은 비교적 덜 알려져 비경이 수도 없이 많다”고 적었다. 고도 3275m 고개를 넘으며 본 호수와 빙하, 초원, 유목민 마을의 풍경이 자세히 담겼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산행도 천산이다. 그는 “처음 갔던 천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남극 탐사와 파타고니아도 잊지 못할 여정으로 꼽았다.
김 회장은 한국산악회와도 깊은 인연을 이어왔다. 한국산악회 부회장과 상임이사 등을 지냈고, 산악회 창립 70주년 기념 남극 탐사에도 참여했다. 당시 한국지질연구소 협찬으로 대학생 4명도 동행했다. 그는 “대학생들에게 큰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 그의 일상도 바꿨다. 그는 “습관이 되면 밥 먹는 것처럼 하게 된다”고 했다. 시니어 산악 모임인 ‘천봉회’ 활동도 소개하며 65세, 70세 이후에도 산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나이에 맞는 산행도 강조했다. 젊을 때와 같은 방식으로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는 현상 유지만 해도 된다는 생각”이라며 “각 세대마다 몸에 맞게 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도 일정은 이어진다. 6월 말에는 고등학교 총동창회 산악회가 주최하는 일본 홋카이도 대설산 산행에 나선다. 9월에는 부탄 일주 트레킹도 계획하고 있다.
김 회장은 산행이 삶에 긍정과 열정을 준다고 했다. 그는 “산을 타면 마음이 달라진다”며 “경치를 보고 사람을 만나고, 그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좋다”고 말했다.
☞김윤종 회장은
서울대학교 약대를 졸업한 약사 출신 기업인이다. 의약품 무역회사인 마성엘에스(구 마성상사)를 설립해 현재 회장을 맡고 있다. 1985년부터 1993년까지 아일랜드무역진흥청(Irish Trade Board) 한국 주재 고문을 지냈다. 이후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부회장과 한국산악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대통령상, 2007년 국무총리상, 2008년 KAIST AIM 최고경영자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