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5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는 '믿을 구석'이었다. 사전판매 단계에서 약 15만 장의 티켓이 '완판'되며 인기를 입증했다. [사진 대한출판문화협회, 서울국제도서전]
지난해 사전판매(얼리버드) 단계에서 티켓이 모두 판매되며 화제를 모은 ‘서울국제도서전’이 24일부터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과 B1홀에서 열린다.
올해로 68회째를 맞는 서울국제도서전은 국내 최대 규모 도서전이다. 2023년부터는 매년 15만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엔 배우 박정민의 출판사 무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서점 평산책방 부스가 주목을 받고, 젊은 독자의 방문 비중이 늘며 ‘텍스트 힙’ 열풍을 확인하는 자리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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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사 부족했는데...2023년부터 참가사 500곳 넘어
2026 서울국제도서전 포스터. 올해의 주제는 '인간선언 호모두두리(Homo duduri)'다. [사진 서울국제도서전]
하지만 인기가 급상승한 만큼이나 ‘성장통’도 크다.
출판사들의 서울국제도서전 참가 신청이 쇄도하는데 수용 공간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4년 전까지만 해도 195개 정도에 그쳤던 참가사 수가 최근엔 부스 신청이 늘며 선정된 곳만 평균 500개(2023~2026 기준)에 달한다. 탈락하는 출판사도 자연히 늘었다.
출판사 대표 A씨는 “(부스 여러 개를 묶은) 큰 부스가 배정되고 남은 공간에 부스 한 개 규모를 사용하는 작은 참가사들 추첨이 이뤄지는데, 올해 추첨에서 부스 한 개를 배정받은 출판사는 50곳 남짓이었다. 지난해 130곳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해가 갈수록 대형 출판사 등 큰 부스가 차지하는 규모가 늘고, 작은 출판사들의 참여가 어려워진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국제도서전의 모습. 신청 가능한 부스의 종류는 사진에 보이듯 조립 형태로 되어있는 기본부스(1개 또는 2개)와 공간만 빌려서 참가사 나름대로 꾸미는 독립부스(4, 8, 10, 12)로 나뉜다. 연합뉴스
참가사 선정 기준이 모호한데다 해마다 부스비가 인상되는 것도 출판사들이 느끼는 불만 중 하나다.
약 6~8개 부스 규모로 서울국제도서전에 꾸준히 참여해 온 중견 출판사 대표 B씨는 “내부적인 선정 절차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성 평가이고 탈락하더라도 이유를 명확히 알려주지 않으니 출판사 입장에선 답답할 따름이다. 기준을 더 명확히 밝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2023년 180만원 대였던 부스비는 지난해와 올해 240만원대로 인상됐다. 서울국제도서전에 지난 10년간 일곱 번 참여한 소형 출판사 대표 C씨는 “부스비, 운영비, 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사실상 손해에 가까운 장사이지만, 화제성이 크니 참가 신청을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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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자체’...서울국제도서전 기간 여는 다른 도서전도
25일부터 4일 간 열릴 '서울제대로도서전' 홍보물. '여유 있게, 오래, 가깝게'를 주제로 열린다. [사진 서울제대로도서전]
이 때문에 함께 모여 대안 공간을 마련한 출판인들도 생겨났다. 이들은 서울국제도서전 개최 기간에 ‘서울제대로도서전’(노들섬 노들라운지), ‘서울자체도서전’(을지로 일대) 등 별도의 도서전을 열 계획이다.
‘서울제대로도서전’ 운영진인 김장성 이야기꽃 대표는 “서울국제도서전 부스를 배정받았지만, 운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자 부스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제대로도서전’에 참가하는 51개 단체 중 3분의 2 이상은 어린이책·그림책을 전체 도서의 50% 이상 보유하고 있는 출판사들이며, 대부분은 소규모 출판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를 맞는 '서울자체도서전'. [사진 서울자체도서전 SNS]
지난해부터 2회째를 맞이하는 ‘서울자체도서전’은 “서울국제도서전을 못 가거나 안 가는 출판인을 위한 도서전”을 표방한다. 올해 참가사는 75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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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협 “내년엔 30% 넓은 공간 확보하겠다”
지난 2월 대한출판문화협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김태헌 한빛미디어 대표가 5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대한출판문화협회]
이에 대해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김태헌 회장은 “지난 2월 회장 취임 이후 규모와 장르가 다른 여러 출판사의 입장을 듣고 있다”며 “우선 이번 도서전을 잘 치르고, 하반기에는 다양한 의견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협의의 장을 열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서울국제도서전의 가장 시급한 문제를 공간 부족으로 보고 내년에는 코엑스 A홀과 B(1, 2)홀을 모두 확보해 올해보다 30% 정도 넓어진 공간에서 도서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5 서울국제도서전 개막 첫날 개막식 및 현장 모습. [사진 대한출판문화협회, 서울국제도서전]
한편,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갈등으로 지원금이 끊긴 후 설립된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은 올해 운영 2주년을 맞는다. 당시 운영 지속을 위해 기부금을 모았지만 실패하고, 주식회사라는 방식을 통해 약 1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다. 서울국제도서전 측은 “현재 주주는 총 31명이며, 30%인 출협의 지분은 증자가 되더라도 희석되지 않는다. 이윤은 주주에게 배당할 수 없으며 서울국제도서전과 출판 업계에 재투자하도록 정관에 명시되어 있다”고 밝혔다.
2023년 문체부는 출협 측에 ‘회계 정산보고 과정 중 수익금 누락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 수사를 의뢰했지만, 지난해 7월 수사를 마친 경찰이 출협에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리며 일단락됐다. 현재 문체부는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을 통해 서울국제도서전 참가사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