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개입 등으로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한풀 꺾였지만, 시장은 대내외 변수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투기적 거래 등 시장교란 행위 점검에 나섰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2.9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1512.1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오전 1555.2원에 개장한 뒤 정부가 직·간접적 개입에 나서면서 환율 급등세가 다소 진정됐다. 간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교전이 잠정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 폭을 줄인 영향도 컸다.
원화가치를 끌어내릴 수 있는 대외 변수는 아직 남아있다. 중동 사태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시장은 10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다면 연내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 큰 (환율) 하락 전환점은 많은 문제의 시작점인 미국과 이란 전쟁이 끝나고 달러의 힘이 약해지는 것밖에 없어 보인다”며 “그전까지 상단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간담회를 열고 시장 교란 행위 방지 등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파생상품 거래도 주요 점검 대상이다. NDF는 실제 원화를 주고받지 않고 약정 환율과 만기 시점 환율 간 차이만큼 달러화로 정산하는 역외 선물환 거래다. 외환당국은 환율 상승 기대가 커질수록 야간 NDF 시장에 투기적 거래가 늘어 다음날 국내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운다고 보고 있다. 이에 문지성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이날 시장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NDF 수요를 국내 외환시장에서 흡수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 관리관은 “시장질서를 훼손하거나 환율의 일방향 쏠림을 조장하는 투기적 거래 및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며 “조만간 관계 기관이 실제 현장 점검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