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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축구대표팀, 美 공습 사망자 기리는 뱃지 착용... 비자 발급 항의?

중앙일보

2026.06.09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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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의 알리레자 자한바크시가 지난 8일 멕시코 티후아나 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입은 단체복에 '#168'이라는 뱃지가 달려 있다.AP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의 알리레자 자한바크시가 지난 8일 멕시코 티후아나 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입은 단체복에 '#168'이라는 뱃지가 달려 있다.AP

이란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미군의 공습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폭격으로 사망한 어린이를 기리는 배지를 착용했다. 최근 이란 선수단의 비자 발급을 둘러싸고 잡음이 발생한 것과 맞물려 이란과 미국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9일(한국시간)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위해 지난 8일(한국시간) 멕시코 티후아나 공항에 입국한 이란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옷깃에 ‘#168’이 새겨진 배지를 달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월 이란 남부 호르모르간주 미나브 인근 군사기지 인근에서 폭격으로 사망한 샤자라 타이이바 초등학교 학생들의 수와 동일하다. 이란대표팀은 지난 3월 나이지리아와의 친선 경기를 앞두고도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추모의 상징으로 책가방을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책임을 인정하진 않았지만, 해당 공습은 미군의 오폭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월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군이 학교 인근에 위치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 기지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좌표를 잘못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지난 3월 “미군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미사일이 이 학교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이란대표팀이 착용한 배지에 대해 “월드컵 참가를 위해 미국 비자를 발급 받는 과정에서 대표팀 일부 관계자들이 배제된 상황과 관련해 이란 선수단이 의도를 담아 항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중미 월드컵 G조에 속한 이란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미국에서 치른다. 로스앤젤레스(LA) 잉글우드에서 뉴질랜드와 벨기에, 시애틀에서 이집트를 상대한다.

미국은 앞서 이란대표팀의 비자 발급 요청을 심사하며 유효기간이 하루에 불과한 비자를 발급했다. 심지어 이란 선수단장과 코치진, 의료진 등 15명의 비자 발급은 거부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대표팀이 허위로 테러리스트를 미국에 잠입 시키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아볼파즐 파산디데 멕시코 주재 이란대사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비자 발급을 제한한 미국의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장기간 비행기 탑승 등으로 컨디션 문제가 생기면 대표팀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만약 이란 선수단이 추후에도 배지를 착용한다면 해당 행위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FIFA는 “유니폼과 축구화를 포함해 대표팀 관련 장비에 어떠한 정치적, 종교적, 또는 개인적 의미를 담은 슬로건이나 성명, 이미지를 포함해선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선수나 팀이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아미르 갈레노에이 감독 등 이란 코칭스태프가 혹여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 해당 배지를 착용한다면 처벌 받을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박준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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