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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레이디’ 자리 되찾은 이설주…주애는 결국 등장 안 했다

중앙일보

2026.06.09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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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선 그간 딸 주애에게 자리를 내줬던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가 오랜만에 ‘퍼스트 레이디’ 자리를 지켰다. 최근 북한 당국이 전면에 내세웠던 주애는 북·중 매체에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했다고 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7년 만에 또다시 평양 방문이 이뤄진 소감을 피력하면서 김정은 동지가 따뜻이 맞이해주신데 대해 깊은 사의를 표했다″고 한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했다고 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7년 만에 또다시 평양 방문이 이뤄진 소감을 피력하면서 김정은 동지가 따뜻이 맞이해주신데 대해 깊은 사의를 표했다″고 한다. 뉴스1

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에 맞춰 북한이 정상 국가의 정상 외교 의전을 연출하려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시진핑과 주애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그 자체로 중국이 북한의 4대 세습을 추인하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데, 중국 측이 이에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9일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전날 이설주는 김정은과 함께 시진핑 국빈 방북의 공식 일정 대부분을 소화했다. 시진핑 부부의 평양 순안 국제공항 영접부터 김일성광장 환영 의식, 목란관 만찬, 평양체육관광장 환영 공연까지 정식 회담을 제외하곤 내내 김정은의 옆자리를 지켰다. 김일성광장에선 김정은에 이어 시진핑과 펑리위안 여사와 번갈아 악수했고, 금수산영빈관에선 김정은과 시진핑의 바로 뒤에서 걸으며 펑리위안 여사에게 손짓으로 무언가를 설명하기도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김일성광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환영하는 의식이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김일성광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환영하는 의식이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뉴스1


앞서 이설주는 주애가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한 2023년 중순 무렵부터 북한 관영 매체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6월 24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에서 약 1년 5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때도 북한 관영 매체는 김정은과 주애 부녀를 중심으로 다뤘다.

올해 3월 8일 국제부녀절 기념공연에서도 김정은의 오른편 옆자리에는 주애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앉았다. 이설주는 주애를 사이에 두고 김정은과 떨어져 앉았다.

시진핑의 방북 나흘 전인 이달 4일에도 주애는 김정은과 함께 북한의 5000t급 구축함 강건함에 올랐다. 북한 매체는 주애가 김정은보다 앞에 서 있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처럼 퍼스트 레이디 자리를 주애에게 넘겨주는 듯 했던 이설주는 시진핑의 국빈 방문으로 전면에 재등장했다. 이는 중국 측의 펑리위안 여사에 급을 맞춘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상적인 국빈 방문 행사의 외빈 영접 형식을 따르는 것으로, 정상 국가 면모를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동지께서 2일 오후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해 전용열차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에는 딸 주애가 함께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동지께서 2일 오후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해 전용열차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에는 딸 주애가 함께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1


주애의 등장 자체가 시진핑이 받을 주목도를 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측이 이를 꺼렸을 가능성도 있다. 시진핑이 주애를 직접 만난다면 중국이 주애를 후계자로 인정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데, 북한과의 관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해도 독재 4대 세습을 지지하는 건 중국으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클 수 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戰勝節) 참석을 위해 방중했을 때 주애를 동행하며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과거 김정일이 실권을 잡기 전 중국에서 사실상 후계자 승인을 받은 것의 데자뷔를 불러일으킨다는 해석을 불렀다. 다만 주애는 도착과 출발 때만 모습을 드러냈을 뿐 전승절 공식 행사나 김정은과 시진핑 간 만남 등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역시 중국이 원치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환영하는 공연이 지난 8일 밤 평양체육관에서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환영하는 공연이 지난 8일 밤 평양체육관에서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뉴스1


조선중앙TV가 공개한 회담 영상에선 ‘백두혈통’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과 김정은의 의전을 총괄하는 현송월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다만 중국 중앙(CC)TV가 목란관 만찬에 참석한 김여정의 모습을 보도한 것과 달리 북한 매체는 김여정을 단독으로 조명하진 않았다. 이 역시 김정은 부부와 시진핑 부부에게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연출로 보인다.



이유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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