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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이을 ‘월드컵 에이스’…차범근·박지성, 이 선수 꼽았다

중앙일보

2026.06.09 03:01 2026.06.09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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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우니베르시타리오를 찾은 한국 축구의 두 레전드 차범근(오른쪽) 전 감독과 박지성 JTBC 해설위원. 차 전 감독이 40년 전 멕시코 월드컵을 뛰었던 축구장이다. 강정현 기자

9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우니베르시타리오를 찾은 한국 축구의 두 레전드 차범근(오른쪽) 전 감독과 박지성 JTBC 해설위원. 차 전 감독이 40년 전 멕시코 월드컵을 뛰었던 축구장이다. 강정현 기자


9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의 유서 깊은 축구경기장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우니베르시타리오에 한국 축구의 두 레전드 차범근(73) 전 감독과 박지성(45) JTBC 해설위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이 스탠드에서 내려와 그라운드 잔디를 함께 밟자 세차게 내리던 소나기가 거짓말처럼 뚝 그쳤다.

1952년 지어진 이곳은 한국 축구가 역사적 이정표를 세운 장소다. 1954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뛴 아르헨티나에 1-3으로 석패했지만, 이곳에서 불가리아를 상대로 1-1로 비겨 사상 첫 월드컵 승점을 가져왔다. 당시 레버쿠젠 소속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활약한 ‘갈색 폭격기’ 차범근도 그라운드를 누볐다.

멕시코시티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우니베르시타리오. 차범근이 40년 전 멕시코 월드컵을 뛰었던 축구장이다. 강정현 기자

멕시코시티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우니베르시타리오. 차범근이 40년 전 멕시코 월드컵을 뛰었던 축구장이다. 강정현 기자


40년 만에 같은 잔디에 다시 오른 차 전 감독은 감회에 젖은 표정이었다. “그땐 (6만) 관중이 꽉 들어차 운동장이 좁게 느껴졌는데, 오늘 보니 드넓다”고 언급한 그는 “이 경기장에 마음의 빚이 있다. 대표팀 공격수로서 골을 넣지 못한 한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요즘 쓰는 이 공(공인구 트리온다)이 당시에도 있었다면 골을 많이 넣을 수 있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곁에서 빛바랜 스탠드를 차분히 둘러보던 박 위원은 “저희 세대는 훨씬 더 현대화된 경기장에서 뛰었지만, 이곳만큼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면서 “여기서부터 (한국 축구의 11회 연속) 월드컵 출전 기록이 세워졌다니 더욱 특별한 느낌”이라고 했다. 박 위원은 북중미 월드컵 기간 중 JTBC 해설위원으로 활동한다. 차 전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레전드 자격으로 여러 경기장을 누빌 예정이다. 두 사람은 대회에 앞서 한국 축구 발자취를 되짚는 JTBC 다큐멘터리 ‘차박로드(9일 밤 11시20분 첫 방송)’ 촬영차 동행했다.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우니베르시타리오 잔디를 밟는 차범근, 박지성, 배성재(왼쪽부터). 강정현 기자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우니베르시타리오 잔디를 밟는 차범근, 박지성, 배성재(왼쪽부터). 강정현 기자

1986년 월드컵 당시 해발 2200m에 달하는 멕시코시티의 밀도 낮은 공기는 우리 선수들의 폐를 짓눌렀다. 차 전 감독은 “40년 전에도 (저지대와 비교해) 호흡의 차이가 컸다. 스피드를 앞세운 선수들이 더 많이 힘들어했다. 전력 질주 후 회복하기까지 오래 걸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 위원은 “감독님 시절엔 현지에 뒤늦게 도착했지만, 다행히 이번 월드컵에선 대표팀이 2주 정도 고지대 적응 훈련을 했다. 홈팀 멕시코만큼은 아니어도 같은 조 체코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비해선 한결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현장에는 멕시코 ESPN의 히카리노 카리뇨 기자가 동행했다. 그는 “A조 예상 순위는 멕시코-한국-남아공-체코 순”이라면서 “유럽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체코를 강팀으로 분류하는 판단 기준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대진에 따라 6경기(8강)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축구 레전드 차범근(오른쪽)과 박지성. 강정현 기자

한국축구 레전드 차범근(오른쪽)과 박지성. 강정현 기자


차 전 감독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브라질을 꼽았다.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모든 걸 갖춘 팀”이라고 언급한 그는 “역사적으로도 (우승컵을 5회로) 가장 많이 들었다”고 했다. 박 위원은 유로2024 우승팀 스페인을 언급했다. 유로2008과 2010년 월드컵을 잇따라 제패한 과거의 상승 흐름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곁들였다. “유럽 빅리그에서 계속 뛰어야 할 손흥민(LAFC)이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카리뇨 기자의 질문에는 “손흥민은 유럽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 이번 월드컵이 북중미에서 열리는 만큼 미국으로 이적한 건 타당성 있는 결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손흥민의 에이스 역할을 물려받을 1순위 후보는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라고 덧붙였다.

A매치 56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차 전 감독이 보유한 한국 축구 역대 최다골 기록(58골)에 2골 차로 접근한 상태다. 아울러 박지성·안정환과 함께 한국인 월드컵 최다골(3골) 타이 기록도 갖고 있다. 박 위원은 “이번 대회를 통해 손흥민은 저보다 월드컵 경험이 많은 선수(4회 출전)가 된다”면서 “당연히 한국인 월드컵 최다골 기록을 새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차 전 감독 또한 “내 기록도 함께 넘어서길 바란다”며 미소 지었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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