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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달러 대미 투자 ‘원금·이자 회수’ 조건 못 박았다

중앙일보

2026.06.0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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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사업에 적용할 ‘상업적 합리성’ 판단 기준을 확정했다. 한국에 분배되는 예상 수입이 투자 원금과 이자를 모두 회수할 수 있는 정도인지를 따져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9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한미전략투자특별법 시행령안을 의결했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이 오는 18일 시행을 앞둔 가운데, 특별법의 대통령령 위임사항을 구체화했다. 시행령은 ‘개별 대미 투자 사업의 예상 존속 기간 동안 한국으로 분배되는 총 예상 수입이 해당 투자의 원리금을 전부 충당할 수 있는 경우’를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것으로 정의했다. 원금과 이자 모두 회수할 만큼 수익성 있는 사업에 한해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원리금 산정 때 적용할 이자율은 투자 시점의 2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에 한·미가 협의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하기로 했다. 현재 미국 20년물 국채금리가 5%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정부는 앞으로 최소 연 5% 이상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대미 투자 대상을 추릴 가능성이 크다.

예상 존속 기간, 가산금리 외 상업적 합리성 판단 기준 관련 사항은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과 협의해 정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최종 의사결정 기구인 운영위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다. 운영위 산하에는 재무·금융·외환, 산업·기술·투자, 리스크·법률·규제 등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둔다.

특별법에 따라 설립되는 한미전략투자공사는 설립 등기일로부터 20년간 운영된다. 구체적인 프로젝트는 특별법 시행 후 사업관리위원회 검토와 운영위 심의에 더해 국회 보고, 대미 협의 등을 거쳐 결정된다. 1호 프로젝트로 원전 건설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상업적 합리성 분석 등에 시간이 걸려 이달 내 확정은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상업적 합리성을 따져 프로젝트를 선정해도 실제 투자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래 수익을 계량화해 원리금 회수 가능성을 따져야 하는데, 그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남수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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