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메이저리그는 돈의 논리로 움직이는 세계다. 비즈니스 구조상 연봉이 곧 기회이지만 김하성(30·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겐 적용되지 않고 있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52타수 5안타로 깊은 부진에 빠진 김하성은 애틀랜타가 45승21패로 메이저리그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출장 기회를 얻기 쉽지 않다. 애틀랜타의 우선 순위는 단순하다. 가장 뜨겁고, 생산적인 선수들을 라인업에 유지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이전까지 매우 가치 있는 기여자였던 김하성이 기량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이, 역할이 줄어들게 됐다. 매일 밤 승리를 좇는 팀에서 출장 기회가 보장되지 않고, 스스로 쟁취해야 하는 것이 됐다. 올 시즌 연봉 2000만 달러를 받더라도 말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애틀랜타와 1년 2000만 달러에 FA 재계약한 김하성은 3루수 오스틴 라일리, 1루수 맷 올슨(이상 2200만 달러)에 이어 투수 스펜서 스트라이더와 함께 팀 내 연봉 공동 3위다. 팀 입장에선 무슨 일이 있어도 주전으로 써야 할 선수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겨울 한국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손가락 힘줄을 다친 김하성은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 출발이 늦었다. 스프링 트레이닝을 건너뛴 뒤 4월말부터 마이너리그에서 9경기를 뛰고 지난달 13일 콜업됐다.
그러나 15경기 타율 9푼6리(52타수 5안타) 무홈런 5타점 출루율 .175 장타율 .096 OPS .272로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안타 5개 모두 단타로 장타가 없다. 실책 3개 포함 OAA -4로 수비까지 흔들리고 있다.
[사진] 애틀랜타 김하성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하성이 좀처럼 감을 찾지 못하자 애틀랜타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마우리시오 두본과 백업 호르헤 마테오를 번갈아가며 유격수로 쓰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애틀랜타의 선발 유격수는 마테오(5경기), 김하성(3경기), 두본(2경기) 순이다. 올해 연봉은 마테오가 100만 달러, 두본이 610만 달러로 김하성과 비교 불가로 적다.
하지만 애틀랜타는 현재 폼이 좋은 마테오, 두본을 유격수로 쓰면서 김하성을 주로 벤치에 앉혀두고 있다. 메이저리그 돈의 구조를 뒤집은 운영으로, 지난해 9월 김하성을 영입하고 FA로 재계약한 알렉스 앤소폴로스 애틀랜타 야구운영사장의 배려가 있어 가능했다. 앤소폴로스 사장은 선수 기용을 현장에 맡겼다.
월트 와이스 애틀랜타 감독은 “때로는 이런 결정이 쉽지 않다. 김하성처럼 이 리그에서 정말 좋았던 선수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게 도우면서 동시에 이기기 위한 야구를 해야 한다. 그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45승21패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고 승률(.682)을 기록 중인 애틀랜타는 이기는 것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있다.
[사진] 애틀랜타 김하성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디애슬레틱은 ‘5월말 보스턴, 신시내티 원정 기간 동안 김하성은 3경기 연속 결장했고, 그 자리를 대신한 마테오가 커리어 첫 3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이 기간 애틀랜타는 김하성에게 배팅 케이지에서 타이밍, 스윙에 집중하도록 했다. 구단은 김하성이 경기에서 당장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자신의 기술을 다듬는데 도움이 될 거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하성은 최근 2시즌 연속 스프링 트레이닝을 치르지 못했다. 지난해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에는 어깨 수술에서 회복하느라 7월5일까지 결장했고, 9월에 애틀랜타가 그를 영입하기 전까지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다’며 ‘스프링 트레이닝은 대부분 선수들에게 시즌 준비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타자들은 편안한 환경에서 다양한 타격 메커니즘을 다듬을 수 있다. 김하성의 올 시즌 52타수는 시범경기에서 많은 편에 속하는 샘플 규모와 비슷하다. 손가락 부상 탓에 김하성은 정규시즌 경기에서 타격감을 찾아야 했다’고 설명하며 2년 연속 스프링 트레이닝을 제대로 치르지 않은 여파라고 분석했다.
와이스 감독도 “야구의 속도는 남다르다. 스프링 트레이닝을 거치지 않은 선수들에겐 더욱 그렇다. 이 회전목마는 아주 빠르게 돌아가고 있고, 시즌 도중 그 위에 올라타야 한다. 어렵겠지만 김하성은 잘 해낼 것이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방식으로 김하성이 다시 뛴다면 팀이 더 강해질 것이다”고 반등을 기대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