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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 피하고 싶은 트럼프…‘헬기 격추’에도 “부득이하게 대응해야”

중앙일보

2026.06.0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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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상공에서 추락한 미군 아파치 헬기가 이란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며 보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란의 도발에 따른 보복의 필요성과 관련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을 썼다. 이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전면전을 피하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어젯밤 호르무즈해협 상공을 순찰 중이던 최첨단 아파치 헬기 1대가 이란에 의해 격추됐다는 보고를 방금 받았다”며 “해당 헬기에는 조종사 2명이 탑승해 있었으나 두 사람 모두 무사하며 부상도 없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Nevertheless), 미국은 부득이하게(of necessity) 이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이란이 항복하지 않으면 이란의 문명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던 이전의 허세(bluster)와는 거리가 먼 반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규모 무력 충돌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모습을 숨기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SNS에 미군의 아파치 헬기가 이란의 공격을 받고 격추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이란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Nevertheless), 미국은 부득이하게(of necessity) 이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며 전면전을 피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 SN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SNS에 미군의 아파치 헬기가 이란의 공격을 받고 격추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이란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Nevertheless), 미국은 부득이하게(of necessity) 이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며 전면전을 피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 SNS


이란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기 밝혀왔던 강경한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이란과의 전면전을 재개할 조건과 관련해서도 ‘미군의 사망’ 등으로 가능성을 좁힌 상태다.

동시에 레바논 내 친(親)이란 무장세력인 헤즈볼라와의 교전을 지속하며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습을 준비하고 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여러차례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지시간 9일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 이어진 후, 이스라엘 점령 하의 요르단강 서안 지구 제리코 시 외곽에 위치한 유대인 정착민 농장 밖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추락한 로켓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현지시간 9일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 이어진 후, 이스라엘 점령 하의 요르단강 서안 지구 제리코 시 외곽에 위치한 유대인 정착민 농장 밖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추락한 로켓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CNN은 이러한 기류에 대해 “이란의 도발과 잠재적 휴전 위반이 반복될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 타결에 방해가 된다고 보고 이를 축소하거나 상황을 무마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으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면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반응이 나온 직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우리 영토 인근에 있는 외국 군대는 자체적인 인적 과실이나 우발적 사고, 혹은 잠재적으로 교전에 휘말릴 위험에 항시 노출되어 있다”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은 그들이 (우리 영토 주변에서) 떠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군 헬기가 격추된 근본적인 원인은 미군이 이란 주변에 주둔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 못한 보복'을 언급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을 도발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X에 게시했다. X캡쳐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 못한 보복'을 언급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을 도발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X에 게시했다. X캡쳐

아라그치 장관은 특히 글 말미에 “우리는 외교의 언어를 선호하지만, 다른 언어도 구사할 줄 안다”고 강조했다. 전면전을 피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압박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은 다만 아파치 헬기가 자국에 의해 격추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아직 확인하거나 부인하지 않고 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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