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를 상대로 입원하면 돈을 돌려주겠다는 일부 요양·한방병원의 불법 ‘현찰 보상(페이백)’ 관행이 중앙일보 취재(6월 15일자 1면)로 드러났다. 고가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으면 병원이 현금으로 돌려주겠다고 유혹하고, 환자는 실손보험금으로 치료비를 보전받은 뒤 별도의 돈까지 챙기는 구조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돕는 실손보험제도가 도덕적 해이 속에 술술 새고 있는 셈이다. 일부 병원은 실손보험 보장 한도에 맞춰 월 수백만원대 비급여 진료를 패키지로 권하고, 밤에는 집에서 자고 와도 된다고 할 정도로 입원 관리가 허술했다. 이는 몇몇 병원의 일탈로만 볼 수 없다. 한 요양병원장은 “페이백은 지역과 관계없는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요양병원은 고령화 시대의 핵심 의료 인프라다. 이런 곳이 치료와 돌봄보다 ‘보험금 빼먹기’에 기댄다면 피해는 환자와 국민에게 돌아간다.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요양병원은 경쟁에서 밀리고, 정작 필요한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은 더 높은 비용과 낮은 의료 질을 감당해야 한다. 이런 병원에 지급되는 보험금 역시 공짜가 아니다. 결국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고가 비급여 진료의 적정성도 재검토해야 한다. 실제 요양병원들이 제시하는 고가의 비급여 치료 중에서는 의학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를 그대로 두면 과잉 진료와 실손보험금 누수의 통로가 된다.
진료비 페이백은 의료법과 보험사기방지법 위반 소지가 크지만 적발은 제한적이었다. 환자나 병원 내부자의 신고에만 의존해서는 은밀하게 이뤄지는 거래를 잡아내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X(옛 트위터) 계정에 중앙일보 기사 링크를 올리고 “명백히 불법인 듯한데, 이런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시정조치 해야겠다”고 언급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행정조사반 조사 결과 법령 위반이 확인되는 경우엔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만 나설 일이 아니다. 금융당국, 수사기관, 보험업계가 정보를 공유하고 의심 사례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불법 페이백을 엄단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