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9시쯤 서울 소재 A 대학 학생식당에 '천원의 아침밥' 홍보 게시물이 걸려 있다. 이아미 기자
"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아침 일찍 호수 산책하고 ‘천원의 아침밥’을 먹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
서울 소재 A 대학 대학원생 진모(28)씨는 “대부분 학생이 이용하지만, 학생식당 출입에 별다른 제한이 없다 보니 천원의 아침밥 이용객 10~15% 정도는 외부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일 오전 9시쯤 A 대학 학생식당에 방문해 보니 신분 확인 절차 없이 천원의 아침밥 식권을 구매할 수 있었고, 외부인이 배식받는 데도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대학생 아침 식사 결식률을 낮추고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도입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시행 10년 가까이 되며 규모는 확대됐지만 곳곳에서 관리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소재 B 대학 '천원의 아침밥'. 이아미 기자
천원의 아침밥은 1식을 기준으로 학생이 1000원만 부담하면, 나머지 약 4000원은 정부·지자체·대학이 분담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외부인 이용이 늘면 사업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대학들 재정 부담도 커지면서 일부 대학은 교수나 졸업생 기부금 등을 활용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
전국 220개 대학, 올해 예산 111억 수준
김경진 기자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천원의 아침밥 참여 대학은 전국 220개교에 달한다. 지원 식수는 2021년 35만명에서 매년 늘어 올해는 54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예산도 2021년 4억4500만원에서 올해 111억2600만원(예상치)으로 약 25배 늘었다.
지난달 28일 방문한 서울 소재 B 대학도 상황은 비슷했다. 키오스크로 식권을 발급한 뒤 수기로 이름·학과·학번을 적도록 한 서류철이 비치돼 있었지만, 기재하지 않거나 허위로 작성해도 이를 막을 수단은 사실상 없었다. B 대학 재학생 김모(24)씨는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아침을 먹고자 주변 주민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하려다 적발된 사례가 있었던 거로 안다”며 “고령층은 비교적 구분이 가능하지만 외국인이나 젊은 층은 학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학생 인증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 대학 관계자는 “모바일 식권 앱이 있지만, 신입생 및 외국인 유학생 등 이용이 미숙한 학생들을 배려해 일시적으로 수기 명부를 병행했다”며 “식당 직원이 대면 확인 후 배식하고, 명부를 확인·검증하는 한편 학생지원팀도 수시로 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수기 방식은 폐지하고 모바일 앱 시스템으로 전면 전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학생 99% “천원의 아침밥 지속 희망”
다만 이런 운영 허점에도 학생들 사이에서 천원의 아침밥이 꼭 필요한 제도라는 공감대는 크다. 지난해 농식품부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97.5%는 사업을 통해 아침 식사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답했고 99.1%는 사업이 지속하길 희망했다. 3월 입학 이후 거의 매일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한다고 밝힌 B 대학 신입생 장모(20)씨는 “라면 하나도 2000원인 시대에, 어딜 가도 천원으로 이 정도 균형 잡힌 식사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9시쯤 서울 소재 B 대학 학생식당에서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하고 있다. 이아미 기자
농식품부 관계자는 “관련 지침에 따라 ‘천원의 아침밥’은 학생만 이용할 수 있으며, 외부인이 식사할 때는 약 5000원 수준의 원가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바람직한 방식은 키오스크를 통한 학생증 인증이지만, 일부 대학은 비용 부담 때문에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장점검과 옴부즈만 제도를 통한 민원 제보 등을 활용해 운영상 미흡한 부분을 지속해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