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송병훈)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등 혐의 7일 차 국민참여재판에 나온 박 검사는 “검사실에 술이 반입됐거나 (이화영 등이) 술을 제공받거나 마신 사실을 덮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4월 3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는 방어권 차원에서 선서를 거부했지만, 이날 법정에선 선서하고 증언대에 섰다.
박 검사는 “(술 제공은) 전혀 허용되지 않는 일”이라며 “(조사받는)피의자 양옆엔 교도관들이 있다. 교도관들과 전부 공모하지 않고선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사하는 피고인에게서) 술 냄새가 나거나 얼굴이 빨개지는 등 술을 마셨다는 의심이 들면 어떤 조치를 할 것이냐”는 검찰에 질문에도 그는 “즉시 조사를 중단하고 술을 마셨는지 독극물인지 등을 먼저 판단해 피의자의 상태를 살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검사는 이른바 ‘연어 술 파티’가 있었던 날로 특정된 2023년 5월 17일(평일)에 검찰청 내에서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방용철 등 전직 쌍방울 임직원들이 함께 식사하게 된 경위도 설명했다. 그는 “평일엔 보통 구치감에서 식사하는데 (식사) 시간을 놓치면서 식사 제공을 했다”며 “밥을 안 주면 강압 수사고, 밥을 주면 편의 제공이냐”고 반문했다. 검찰이 “당시 피고인(이화영)이 중요한 진술을 해서 보답을 위해 밥을 준 건 아니냐”고 묻자 박 검사는 “(술 파티 의혹이 제기된) 5월 17일은 (이화영이) 자백을 한 때가 아니다. 뭘 축하한다는 거냐”고 되물었다.
지난 4월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청문회에서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가 증인선서를 거부한 뒤 소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연합뉴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등을 영상녹화실에 모아 식사하게 한 것을 두고 ‘진술 세미나’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쌍방울 임원 중 한 명이 15층에서 조사를 받다 저녁 식사 시간 13층으로 이동한 것에 대해 변호인 측이 “밥 먹으면서 같이 진술 세미나를 해 특정 방향으로 진술하게 하려고 한 것 아니냐”고 묻자 박 검사는 “망상”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변호인이 “배심원도 그렇게 생각하면 망상이냐”고 받아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당시 식사 비용을 박 검사가 개인 카드로 결제한 것에 대해 “사비까지 들여 수사 결과물을 얻어내려 했다”고 지적했다. 박 검사는 “어떤 정부 기관이나 회사든 비용 처리 시스템이 있다. 영수증 제출해 결재 올리고 보전받았는데 무슨 말이냐”고 반박했다.
발언권을 얻은 이 전 부지사가 2025년 9월 17일 법무부가 낸 ‘술파티 의혹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제시하며 “여기에 검찰 조사 당시 김성태가 원하는 외부 도시락·음식 반입 등이 사실이 인정된다는 내용이 있다”고 밝히자 박 검사는 “(보도자료 내용은) 모두 이화영 본인 주장이고 이후 서울고검에서 9개월 수사한 결과 내 징계 사유에서 저 내용은 다 배척됐다. 어떻게 저 내용이 사실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박 검사에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도 “(검사실에서) 술을 목격한 사실이나 검사가 술자리 권유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