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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까지 꽉 찼다…서울대 강원택 교수의 마지막 강연

중앙일보

2026.06.16 03:32 2026.06.1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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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강원택 교수가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퇴임을 앞두고 고별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규림 기자

16일 오후 강원택 교수가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퇴임을 앞두고 고별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규림 기자


한국정치학계 석학인 강원택(65)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6·3 지방선거에서 청년 층이 기성세대와 거리두기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했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또 “새로운 정치의 씨앗은 청년에게 있다면서도 선거관리위원회 등 국가심판기구가 신뢰를 잃는 상황이 ‘굉장한 국가적 위기’”라고 진단했다.

퇴임을 앞두고 16일 오후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마련한 고별 강단에 강 교수는 ‘한국정치와 함께한 시간, 그리고 남겨진 질문들’이란 주제로 25년간 한국정치를 연구하며 느낀 소회를 밝히고, 한국정치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를 설명했다. 150명 규모 강의실은 빈자리 없이 가득 찼고, 십수명이 출입문 바깥까지 서서 그의 마지막 강연을 들었다.

강 교수는 강연에서 한국정치의 미래는 젊은 층의 요구가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2030세대가 이렇게 대규모로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처음 목격했다”며 “올림픽공원에 청년들이 태극기를 들고 모인 건 공정하지 않은 사회, 기득권이 독점한 권력에 대한 분노”라고 해석했다. 강 교수는 이런 변화가 지금의 정당 정치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짚었다. 젊은 층의 요구를 기존 정당이 대표하고 있지 않으므로 거대 양당 외 젊은 세대에 중도가 결합한 새로운 세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16일 오후 강원택 교수가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퇴임을 앞두고 고별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규림 기자

16일 오후 강원택 교수가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퇴임을 앞두고 고별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규림 기자


최근 사법부·헌법재판소·선관위·검찰·경찰과 같은 심판기구에 대해 국민의 신뢰도가 정파에 따라 나뉜다는 지적도 더했다. 강 교수는 이런 현상이 “국가적 위기”라며 “근원적 해결책은 개헌을 포함한 전반적 시스템에 대한 개혁이다. 한곳에 집중된 힘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했다.

강 교수는 한국정치학회와 한국정당학회 회장을 지낸 한국정치·정당·선거 분야 대표 연구자다. 그는 전문성을 인정받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해 국회입법조사처, 외교부, 헌법재판소, 국방부, 대법원 법원행정처 등 주요 공공기관에서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내 국가 정책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전략원 원장을 맡고 있다.

강 교수는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12·3 계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크고 작은 선거 등 한국정치의 주요 변곡점 때마다 언론과 학술 행사 등을 통해 쓴소리를 마다 않았다. 그는 고별강연에서 처음 학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던 2002년 대선 당시를 회고하며 “중앙일보와 함께한 국회의원 이념 성향 조사가 연구자로 크게 성장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2일 강 교수는 중앙일보 칼럼을 통해 “대통령과 여당의 ‘내란청산’ 주장은 효력이 약해졌고 본격적인 정치적 평가를 받을 때”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6·3 지방선거 때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9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가 “대의 민주주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라며 “선관위에 대한 외부 감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강력하게 개혁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16일 오후 강원택 교수가 퇴임 기념 행사에서 학생들의 사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규림 기자

16일 오후 강원택 교수가 퇴임 기념 행사에서 학생들의 사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규림 기자


강 교수는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교수직에서 물러나며, 동시에 서울대에서 맡은 직책을 내려놓을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그는 “퇴임에 대해 아직은 담담하다. 미뤄둔 책 집필을 하다 보면 몇 년은 금방 지나갈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강의 막바지에 강 교수는 강의실을 메운 학생들을 향해 “지금이 평생에서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니 풍부한 경험을 쌓고 다양한 걸 즐겨라”고 조언했다.



16일 오후 강원택 교수가 퇴임 기념 행사에서 동료 교수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규림 기자

16일 오후 강원택 교수가 퇴임 기념 행사에서 동료 교수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규림 기자




이규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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