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사설] 청소년 SNS 규제, 한국도 공론화로 의견 모을 때

중앙일보

2026.06.16 08:22 2026.06.16 18:0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인스타그램·틱톡·페이스북 등 주요 SNS 애플리케이션이 스마트폰에 설치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인스타그램·틱톡·페이스북 등 주요 SNS 애플리케이션이 스마트폰에 설치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내년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계정 생성을 금지하겠다고 15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호주가 시행 중인 규제를 참고한 조치다. 인스타그램·유튜브·틱톡 등 플랫폼이 이미 자율규제로 13세 미만(한국에선 14세 미만)의 계정 생성을 막고 있었는데 그 기준을 16세 미만으로 높이고, 청소년이 허위 생년월일로 우회하지 못하도록 플랫폼에 차단 장치 마련을 의무화하며 이를 다 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리는 구조다.

자유주의가 강한 영국과 호주가 이런 규제에 나선 것은 청소년 SNS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영국은 전국 의견 수렴을 통해 부모·청소년·전문가 등으로부터 11만6000여 건의 응답을 받았다. 응답 부모의 91%가 16세 기준을 지지했고, 83%는 SNS 위험이 이익보다 크다고 답했다. 영국 정부는 이 조치가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을 되찾아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고, 플랫폼이 중독되도록 설계됐다고 비판했다. 호주 정부도 13~15세를 정체성과 사회성이 형성되는 취약한 시기로 봤다. 캐나다·덴마크·스페인·프랑스 등도 유사 규제를 도입하거나 검토 중이다.

한국은 SNS 사용 인구는 많지만 청소년 규제는 무풍지대에 가깝다. 14세 미만 개인정보 보호 규정과 플랫폼 자율규제가 있을 뿐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의 14세 미만 가입 제한안,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16세 미만 이용시간 제한안 등 관련 법안 7건이 발의됐지만 계류 중이다. 15일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청소년 SNS 규제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야 정책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현안”이라고 했다. 신중론에는 이유가 있다. 2011년 도입된 16세 미만 심야 인터넷게임 셧다운제는 실효성 논란과 산업 경쟁력 비판 끝에 2022년 폐지됐다. 정책 소관도 방미통위·과기정통부·교육부·성평등가족부 등으로 흩어져 있다. 그러나 2025년 과기정통부 조사에서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43%에 이르렀고, 사이버불링·딥페이크·숏폼 중독, 자해 콘텐트 노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처별 미봉책에 그칠 게 아니라 정부 차원의 공론화를 통해 의견을 모을 시점이다. 전문가와 학부모, 청소년의 의견을 모아 한국형 기준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