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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980원·순두부 690원…대형마트의 이유있는 ‘1000원 전쟁’

중앙일보

2026.06.16 13:00 2026.06.1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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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이마트 매장 내 저가 PB상품인 '5K프라이스' 제품이 진열돼있다. 노유림 기자

지난달 31일 이마트 매장 내 저가 PB상품인 '5K프라이스' 제품이 진열돼있다. 노유림 기자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가 경영 위기를 맞은 가운데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초저가를 앞세운 자체브랜드(PB) 제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이탈한 장보기 수요가 이커머스로 이동하기 전, 소비자를 오프라인 점포에 붙잡아두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6일 이마트에 따르면 980원 사골곰탕·단백질 쉐이크 제품을 비롯해 1000원 미만의 ‘5K 프라이스’ 제품은 총 50개다. 5K 프라이스는 지난해 8월 이마트가 선보인 초저가·소용량 특화 PB로, 출시 당시 200종류를 내놓고 올해 3월 130여 종류를 추가로 선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980원 단백질 쉐이크는 출시 뒤 세 달간 30만 개 넘게 팔릴 만큼 인기”라며 “올 여름에는 기존 유통되던 참외보다 작은 ‘미니 참외’를 5K 프라이스 제품으로 재구성해 4980원에 판매하는 등 5000원 미만의 초저가 과일 PB종류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특히 고물가 속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식재료와 1000원 미만의 PB 품목을 확대 중이다. 롯데마트는 이달 11일 ‘오늘좋은 숙주나물(380g)’을 980원에 출시했고, 25일에는 ‘오늘좋은 순두부(350g)’를 690원에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식재료 PB인 ‘오늘좋은’을 비롯해 1000원 이하 PB 상품 수를 2024년 45개에서 이달 기준 90개까지 늘렸다. 1000원 이하 PB 매출은 올 들어 이달 8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다.

대형마트 업계의 ‘1000원 경쟁’ 배경엔 홈플러스의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지난해 홈플러스는 매출 5조7963억원, 영업적자 5464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과 비교할 때 업계 3위인 롯데마트와 매출 격차가 1조원 넘게 줄었고, 한때 140여개에 달했던 홈플러스 점포 수도 최근 67개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초저가 PB 강화 전략이 실제 소비자 수요를 끌어오는 데 효과가 있다는 반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초저가 PB가 자연스럽게 알려지면서 기존 홈플러스 상권의 소비자를 끌어오는 집객 효과가 있다”며 “해당 상권 점포에 PB 상품을 사러 온 고객들이 다른 일반 상품들도 구매하며 자연스럽게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시금치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시금치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전문가들은 대형마트의 초저가 PB 전략이 단순한 가격 할인 경쟁을 넘어 자체 브랜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 현상이 계속되면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찾기 마련인데, PB를 앞세운 대형마트의 전략이 가격 경쟁력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업계에서 비중이 높았던 홈플러스가 규모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수요를 다른 대형마트가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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