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통일촌. 군사분계선에서 4㎞ 떨어진 이곳은 1972년 민간인통제선 북방지역 개발로 조성돼 전역 장병과 실향민 등이 입주했다. 현재 174가구 406명이 거주하고 있다. 사진은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통일촌(사진 하단부 마을)이 개성공단으로 이어진 송전탑 너머로 북한 마을과 마주한 모습. 연합뉴스
국방부가 접경지역 발전과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을 평균 2㎞ 북쪽으로 조정하고, 여의도 240배 규모에 달하는 군사보호구역 규제 완화에 나선다.
국방부는 17일 '민군상생을 위한 국방분야 규제 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군사시설 규제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접경지역 민통선 조정이다. 민통선은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군사작전을 위해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는 기준선으로, 현재 평균적으로 MDL 남쪽 약 8㎞ 지점에 설정돼 있다.
국방부는 지역별 지형과 군사작전 여건을 검토한 결과 민통선을 평균 6㎞ 수준까지 북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약 270㎢ 규모의 통제보호구역이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90배에 해당한다.
이를 위해 군은 민통초소 이전과 경계펜스, 폐쇄회로(CC)TV 설치 등 보완 대책을 마련한 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민통선 조정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인 2023년 9월 19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 참가자들이 민간인통제선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한보호구역 해제도 대폭 추진된다. 현재 제한보호구역은 민통선 이남 지역 가운데 군사분계선에서 25㎞ 이내 지역을 중심으로 약 2900㎢가 지정돼 있다. 이 지역에서는 건축물 신축이나 개발사업 추진 시 군과의 사전 협의가 의무화되는 등 각종 규제가 적용된다.
국방부는 앞으로 ‘필요 최소한의 보호’ 원칙에 따라 군사기지와 시설별 적정 보호거리를 재산정하고 실제 작전 환경을 반영해 보호구역 범위를 조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약 450㎢ 규모의 제한보호구역이 해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면적으로는 여의도 약 150배 수준이다. 국방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부대별 작전성 검토와 지형 측량을 거쳐 순차적으로 해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민통선 조정과 제한보호구역 해제가 모두 이뤄질 경우 규제가 완화되는 전체 면적은 약 720㎢로, 여의도 240배 규모에 달한다. 다만 실제 면적은 향후 세부 조사와 군 작전 검토 과정에서 일부 조정될 수 있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군사적 효용성이 낮아진 군사장애물 철거에도 나선다. 우선 내년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철거를 요청한 양주·파주 지역 등 23개 시설을 우선 정비할 계획이다.
민통선 출입 절차도 개선된다. 내년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간편인증을 활용한 출입관리체계를 도입해 방문객들의 대기시간과 행정절차를 줄일 방침이다.
이 밖에도 접경지역 농업용 드론 비행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지방정부에 군 유휴지 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과거의 군사시설 규제는 당시 안보환경에 적합했지만 현재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변화한 안보환경에 맞춰 군은 전투 임무에 집중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